중국인, 천의 얼굴
강성현 지음/이상 펴냄
5천 년 역사의 중국, 13억 중국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역사 속 인물들의 면모를 세세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이 책은 고뇌하는 지식인,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 강직한 선비, 농민 혁명가, 여걸, 희대의 폭군'탐관'간신, 처세의 달인, 귀촌을 갈구한 시인, 장사의 신 등 다양한 인물을 다뤘다.
중국 역사에서 공자는 늘 뜨거운 감자다. 그는 성인인가? 아니면 교활한 기회주의자인가? 해석이 분분하지만 저자는 '성인'도 '기회주의자'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때를 잘못 만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방황했던 '상갓집 개'일 뿐이었다. 불교 신자인 헌종에게 '불교는 오랑캐의 도'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한유, 한 무제 앞에서 어떤 장군을 옹호하다 '괘씸죄'로 옥에 갇혀 죽을 뻔한 사마천, 유교 중심의 천하에서 '공자와 주희 추종자'들과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한판 대결을 펼친 이탁오 등은 모두 공자의 가르침을 받들거나 혹은 거부하면서 중국 사상을 풍요롭게 했다.
소작농의 늦둥이 아들로 태어나 홍건적을 거쳐 명나라 태종이 된 주원장은 자신과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가신들을 '나무 지팡이에서 가시를 제거하듯' 숙청했다. 와신상담이라는 고사에 등장하는 월 왕 구천을 있게 만든 이가 범려이다. 구천이 복수의 마음을 품은 지 22년 만에 오나라를 격파하고 초나라와 제나라를 굴복시키자 범려는 미련 없이 구천 곁을 떠나 종적을 아예 감춰버렸다. 그는 오늘날 산둥 땅에 가서 농업, 목축업, 상업으로 거부가 되었다. 반면 범려 못지않은 충신 문종은 구천 곁에 계속 머물다 구천이 내린 검으로 자결해야 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우리가 궁금해하던 중국인의 참모습과 속내를 마주하게 된다. 236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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