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아직도 방사선 노출 위험성에 무감각하다. 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전국 의료기관 등 296곳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과정에서 인체에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기본 검진을 통해 노출되는 평균 방사선량이 2.49mSv(밀리시버트)로 나타난 것이 그 실례이다.
이는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에서 일반인에게 허용한 연간 인공방사선 노출량(1mSv)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이다. 더구나 선택 검사 목을 추가할 경우, 평균 방사선 노출량이 14.82mSv에 이르렀다. 검진 과정에서 방사선 최대 노출량이 30mSv 이상인 검진 기관도 31곳(10.5%)으로 나타났다.
여러 부위 CT 촬영이나 전신 PET 검사 등을 동시에 진행해 최대 노출량이 40mSv까지 치솟는 기관도 있었다. 일반인이 일상생활 속에서 노출되는 연평균 방사선 피폭량(연간 3.6mSv)과 비교할 때 건강검진 한 번으로 최대 11년치 방사선에 맞먹는 양을 쬘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방사선 작업 종사자의 연간 피폭 한계선이 50mSv 이하임을 고려할 때 결코 안전한 수준이 아니다.
방사선 노출량이 가장 많은 검사가 CT로 전체 노출량의 72%를 차지했다. CT는 부위에 따라 적게는 2mSv에서 많게는 10mSv에 달하는 방사선에 노출된다. 이같이 CT 촬영에 남용의 여지가 있는 것은 건강검진이 대중화된데다, 병원들이 수익을 고려해 고가 비 검사를 끼워넣는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병원들 자료 공유가 되지 않아 불필요한 중복 검사가 이뤄지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방사선에 거듭 피폭되면서 고가의 의료비까지 추가 지출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방사선 노출 위험성에 대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보건당국은 CT 촬영 남용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하고 피폭 위험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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