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수준 폭설과 한파가 주말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지구촌을 일제히 덮쳤다.
미국 수도 워싱턴 D.C.와 뉴욕 등 대서양 연안 중'동부 지역은 23일(이하 현지시간) 강력한 눈폭풍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AP통신은 이들 지역에 평균 3피트(90㎝)에 육박하는 눈이 내렸고 일부 시골엔 100㎝ 이상 눈이 쌓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워싱턴에 71.1㎝의 폭설이 내린 1922년 이후 94년 만의 최다 적설량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가장 최근의 대설 기록인 2010년의 45.2㎝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전날 오후 1시께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계속 쌓인데다 블리자드(눈폭풍) '조나스'(Jonas)까지 몰아쳐 '스노마겟돈'(Snowmageddon'눈과 최후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을 합친 말), '스노질라'(Snowzilla'눈과 괴물 고질라를 합친말)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워싱턴D.C.에는 60㎝가량의 눈이 쌓였다. 또 워싱턴 주변 지역의 적설량은 75㎝를 넘어섰고,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시골에는 비공식 집계로 100㎝의 눈이 쌓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했던 조 바이든 부통령과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워싱턴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향하기도 했다.
눈폭풍이 북상하면서 뉴욕 일대에도 비상이 걸렸다.
뉴욕 시에는 현재까지 68㎝의 눈이 쌓이면서 이 도시의 역대 최고 적설량 2위를 기록한 가운데 적설량이 많게는 최대 71㎝에 달할 수 있다는 예보도 나왔다. 지금까지 뉴욕의 최고 적설량은 2006년 2월의 68.3㎝다.
뉴욕은 전날 워싱턴 D.C.에 이어 눈폭풍에 따른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욕 시는 이날 정오를 기해 시내버스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오후 2시 30분부터는 아예 뉴욕시를 포함한 뉴욕 주 남부 전체에 대한 차량 운행을 전면 금지했다. 뉴욕을 포함해 비상사태가 선포된 주는 11개에 달한다.
눈폭풍이 지나가는 경로에 있거나 영향권에 있는 미국인은 인구의 4분의 1정도인 8천만 명에 달한다.
교통사고는 물론 눈을 치우다 저체온증에 걸리는 등 날씨 관련 사고로 지금까지최소 19명이 숨졌다.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뉴저지 주를 비롯해 13개 주 20만여 가구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항공기 결항 사태도 여전했다.전날부터 24일까지 거의 7천 편의 운항이 전면 취소됐다.
뉴저지주 남단 동부 해안 케이프 메이 지역에서는 설상가상으로 홍수까지 겹쳐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델라웨어 해안에 불어닥친 강풍이 거대한 파도를 만들어 해수면 상승으로 불어난 바닷물이 눈덩이와 함께 인근 케이프 메이 지역의 도로와 주택가로 흘러들었다.
인근 와일드우드 지역도 일부 도로가 물에 잠겼다.
중국 대륙도 '패왕(覇王)급 한파'로 불리는 혹한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전날에 이어 24일 오전 6시를 기해 중국 전역에 오렌지색 한파주의보를 재차 발령했다.
오렌지색은 4단계 한파경보 중 최악인 빨간색에 이어 두 번째로 심각한 단계다.
전날 영하 30∼40도의 살인적인 강추위로 몸살을 앓은 중국 북부지방에선 네이멍구(內蒙古) 건허(根河)시 진허(金河)진이 최악의 혹한을 겪었다. 전날 이 지역 온도계가 영하 48도까지 내려가면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가 35년 만의 한파를 기록했고 중동부 지방에선 예년보다 평균 6∼10도 낮은 온도를 기록하는 등 중국 전역이 냉동고로 변했다.
특히 서남부 충칭(重慶)에서는 1996년 이후 20년 만에 첫눈이 내리면서 항공편 100편 이상이 결항하고 200편 가까이 운항이 지연됐다.
아열대 지역인 홍콩 신계의 판링(粉嶺)에서도 눈발이 날리는 장면이 영상으로 잡히기도 했다.
중앙기상대는 25일엔 중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최강 한파가 몰려오며 최저 온도를 기록하는 곳이 속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열도도 폭설을 동반한 한파로 몸살을 앓았다.
니가타(新潟)현을 비롯해 동해에 인접한 지역에 24일까지 비교적 많은 눈이 내렸다. 상대적으로 겨울이 따뜻한 규슈(九州)와 시코쿠(四國)에도 이례적으로 눈이 쌓이고 있다.
지역별 최고 적설량은 히로시마(廣島)현 77㎝, 시마네(島根)현 67㎝, 이시카와(石川)현 35㎝, 후쿠이(福井)현 30㎝, 돗토리(鳥取)현 30㎝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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