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은 우리나라 고유 명절인 설날이었습니다. 새해에는 건강하시고 원하시는 모든 것을 이루는 병신년(丙申年)이 되기를 축원드립니다.
새해가 되면 소망과 더불어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웁니다. 남성들은 술을 줄인다, 담배를 끊는다,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하고, 여성들은 주로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지만 성형 수술을 계획하는 분들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예전보다 성형에 대하여 긍정적이라서 그런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듯이 거창하게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워놓고는 며칠 지나 이런저런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어느새 송년을 맞이하게 되기가 십중팔구라고 합니다. 여러분께서는 어떤 계획을 세우셨나요?
오늘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에 대해서 말씀드릴까 합니다. 일체유심조라는 말은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임을 뜻'하는 불교 용어이지만 불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그 뜻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입니다. 일체유심조라하면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를 떠올리게 됩니다. 원효대사라 하면 의상대사와 함께 당나라로 공부하러 가던 중 동굴에서 마신 '해골물'에 얽힌 일화로 유명합니다. 당나라로 유학 가던 중 날이 저물어 무덤가에서(동굴이라고도 함) 잠을 자다가 잠결에 너무 목이 말라 물을 마시고 갈증을 해소하였는데, 아침에 눈 뜨고 보니 잠결에 마신 물이 해골 속에 고여 있던 물이었음을 알고 나서는 비위가 상해 토해 내다가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다'는 것을 크게 깨달았다고 합니다. 불교적으로 사물 자체에는 정(淨)도 부정(不淨)도 없고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에 달렸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종종 다음과 같은 경우가 있었을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이 여유로울 때는 자녀들이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저질러도 너그럽게 봐줄 때가 있습니다. 부드럽게 훈계하거나 용서하게 됩니다. 그러나 마음이 불편할 때는 누군가가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하면 언성을 높이며 화를 내면서 대응하는 경우가 있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세상의 모든 일들이 나의 마음에 따라, 때론 이해가 되었다가 이해하지 못하게 되기도 하지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내가 너무 싫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보다 잘생기고 능력도 있고, 그런데다 돈도 많습니다. 요즈음 유행하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서 물려받은 유산도 많습니다. 누구나 이런 사람을 보면 부럽기도 하지만 얄밉기도 하지요. 그래서 그 사람과는 밥도 같이 먹기가 불편합니다. 그러면 누구 마음이 불편할까요? 잘생기고 능력 있고 부자인 상대방일까요, 아니면 내가 불편할까요?
또 친구와 서로 오해가 생겨 뜻하지 않게 싸움을 하고 서로 만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만 생각하면 화가 나고 짜증스럽습니다. 그러면 누가 화가 나고 짜증스러울까요?
모든 것은 내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예쁜 것을 느끼면 내 마음도 예뻐지고 기분도 좋아지지만 싫어하는 마음을 가지면 짜증스럽고, 누군가를 미워하게 되면 미워하는 내 마음이 더 괴로운 것입니다. 내 마음에서 나와서 결국은 나에게로 돌아옵니다. 마음으로부터 행복과 불행이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세배하러 온 신도들에게 "새해에는 복을 많이 지으십시오"라고 하니 많은 소망을 이야기합니다.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돈벼락을 맞았으면 좋겠다느니, 자식이 취직됐으면 한다는 등등 매우 다양했습니다.
원하는 것도 마음을 내는 것이니 지극정성으로 마음을 다하다 보면 뜻하는 바를 이루지 않겠습니까. 작심삼일이라도 자꾸 마음으로 생각하게 되면 미루던 것도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요? 너무 많은 욕심보다 작은 것 하나에 마음과 정성을 쏟아부으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밝고 깨끗한 마음으로 늘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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