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살 딸 때려 숨지자 야산 암매장한 주부

가출 40대 범행, 5년 만에 드러나

남편과 불화로 가출한 40대 주부가 7살 딸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폭행해 숨지자 지인들과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사실이 5년 만에 밝혀졌다. 이 주부는 또 작은딸은 초등학교에도 보내지 않고 방치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남 고성경찰서는 큰딸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상해치사'아동복지법 위반)로 박모(42'여) 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또 시신 유기를 도운 박 씨 지인 백모(42'여)'이모(45'여) 씨도 구속하고 이 씨의 언니(50'여)를 불구속 입건했다.

박 씨는 큰딸 폭행 과정에서 테이프로 묶고 다음 날 숨질 때까지 묶은 상태로 방치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009년 남편과 불화로 집을 나온 박 씨는 2009년 1월부터 경기도 용인시 이 씨 대형 아파트에서 살았다. 박 씨와 숨진 딸이 살았던 방 5개인 아파트에는 3가구 아이 6명과 어른 4명이 살았다. 박 씨는 2011년 10월 26일께 당시 7세인 큰딸이 이 씨 집 가구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베란다에 감금하고 30분간 폭행했다. 이후 아이를 테이프로 묶고 하루가 지난 27일 오후 5시까지 방치했다. 이 과정에서 이 씨는 "아이를 잡으려면 제대로 잡아라"고 박 씨에게 말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큰딸 학대에는 시신 유기를 도운 공범들이 가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박 씨 등은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베란다에 감금하고 식사를 하루에 한 끼만 줬다. 시신 유기에 가담한 이 씨와 백 씨는 자녀 학습지 교사와 학부모로 만난 사이로 박 씨 딸이 숨지자 범행을 숨기려고 가담했다.

경찰은 또 백 씨 아들(11)도 베란다에 기거시키는 등 학대를 했다고 설명했다. 박 씨의 큰딸이 숨지자 이들은 경기도 광주 인근 야산에 암매장하기로 하고 시신을 차에 이틀간 싣고 다니기도 했다. 암매장한 위치에 대해 이들은 "오래전 일이고 밤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시신 확인에 애를 먹고 있다. 경찰은 이들 진술을 토대로 경기도 광주 인근 야산을 수색 중이다. 경찰은 실종됐다고 주장한 큰딸에 대한 진술이 계속 달라진다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박 씨를 추궁해 범행을 자백받았다. 또 지난 12일 범행에 가담한 백 씨와 이 씨 자매를 붙잡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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