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왜 문과대만?" 영남대 정원조정 '시끌'

교수들 현수막 걸고 반대운동…학생들도 인터넷서 갑론을박

영남대가 교육부의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프라임 사업) 참여와 관련해 내부 구성원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정원 조정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학과 교수들은 대학본부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캠퍼스 곳곳에 걸었고, 학생들은 토론 공간에서 원색적 표현까지 써가며 갑론을박 중이다. 갈등의 시작은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프라임 사업. 이 사업은 재정지원 금액(학교당 150억~300억원)과 구조조정을 연계하는데, 입학 정원의 10% 또는 최소 200명 이상을 조정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해야 선정 대상이 된다.

영남대 내부 구성원들이 반발한 큰 이유는 바로 학과 정원 조정 문제 때문이다. 특히 문과대의 반발이 심하다. 문과대 교수회는 프라임 사업 추진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곳곳에 게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병석 문과대 교수회 의장은 "당장 지원금이 급해 기초학문의 정원을 줄인다는 건 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했다.

학생들도 찬반양론이 갈리는 분위기다. 지난달 29일 영남대 인터넷 자유게시판에 '문과대 대학원생 일동'이란 이름으로 프라임 사업 선정에 반대하는 글이 오르면서 한동안 학생들 사이에 논쟁이 있었다. 성명서에는 "오로지 물질적인 기준만을 가지고 시행되는 프라임 사업은 학문의 다양성을 훼손하며, 인문학이 창출할 수 있는 고유의 가치를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프라임 사업을 비판했다. 이 성명서 게시 직후 학생들 사이에서는 찬반양론이 들끓었는데, 심지어 일부 학생들은 문과대 학생들을 '문레기'(문과대+쓰레기의 줄임말)라고 지칭하는 등 원색적인 비난까지 등장했다.

학내의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대학본부는 난감해하고 있다. 특히 프라임 사업 선정평가 지표에 '대학 구성원의 합의와 참여유도 방안'이 포함돼 있어 본부 측은 어떻게든 반발하는 학내 구성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한영춘 영남대 기획처장은 "정원 조정은 절대 특정 단과대에만 편중되지 않도록 할 것이며, 설령 이공계에 많은 혜택이 가더라도 대학 자체적으로 인문학 발전 사업 계획을 세워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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