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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 음주운전'…법원 "고의 운전 없으면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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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고 차량을 3m 운전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이 고의로 운전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허정룡 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45)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14년 10월 오전 2시 30분께 서울에 있는 자신의 집 주차장 안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31%로 승용차를 3m가량 운전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당시 A씨의 차가 앞에 주차된 차를 들이받아 사고를 내는 바람에 A씨의 음주 사실이 경찰에 적발됐다.

법원은 A씨에게 벌금 4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으나, A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그는 재판에서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고 자동차가 저절로 움직였다며 음주운전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사건 당일 술을 마신 뒤 대리기사를 불러 집 앞 주차장까지 왔는데, 술이 깬 뒤 집에 들어가려고 차 안에 있다가 추위를 느껴 시동을 걸고 히터를 틀었다고 진술했다. 그러자 차가 주차장의 경사를 따라 앞으로 움직이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법원은 이런 주장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교통사고 보고서와 사고 현장 사진, 대리기사 진술 등이 담긴 수사보고서, A씨가 제출한 동영상 CD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현장 검증까지 했다. 그 결과 A씨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허 판사는 "피고인이 히터를 틀려고 시동을 걸다가 실수로 기어 등을 건드려 차량이 약간 경사진 길을 따라 움직이다 주차된 차량을 충격하고 정차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운전할 의사로 가속페달을 밟았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주차장 지면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경사가 있으며 차가 직진으로만 움직였고 A씨가 대리기사를 불러 집 앞까지 온 정황 등도 고려됐다.

이와 비슷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2004년 "어떤 사람이 자동차를 움직이게 할 의도 없이 다른 목적을 위해 시동을 걸었는데, 실수로 기어 등 자동차 발진에 필요한 장치를 건드렸거나 불안전한 주차 상태, 도로 여건 등으로 자동차가 움직이게 된 경우는 자동차의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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