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 15년 차인 A(42) 씨는 고민이 많다. 회사일도 마음에 들고 월소득도 또래에 비해 크게 적은 것도 아닌데 쪼들리는 살림살이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 후 3, 4년 직장에 다니던 아내는 출산을 하면서 전업주부가 됐다. 아무래도 맞벌이가 돈은 조금 더 벌겠지만 그만큼 보육비, 주거비, 생활비 등 지출이 많기 때문에 결국 버는 만큼 쓸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A씨는 "당장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내 집 마련이 문제"라며 "비슷하게 직장생활을 한 맞벌이 친구들은 대부분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맞벌이가 아닌 가구(맞벌이 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맞벌이 가구의 70% 수준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낮아 지출 규모도 작았지만 주거비는 더 쓰는 것으로 파악됐다.
7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을 보면 지난해 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41만907원, 맞벌이 외 가구는 374만466원이었다. 맞벌이 외 가구는 ▷외벌이 ▷부자나 모자가 돈을 버는 가구 ▷무직 가구 등으로,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 중 62.1%가 여기에 포함돼 있었다.
소득이 낮다 보니 지출도 맞벌이 외 가구가 적었다. 지난해 월평균 소비지출을 보면 맞벌이 가구가 295만8천225원, 맞벌이 외 가구는 232만2천214원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식료품'비주류음료, 주거'수도'광열, 보건비 등 필수지출은 두 가구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맞벌이 외 가구가 많았다. 세부항목 중에서 ▷주택유지 및 수선 ▷상하수도 및 폐기물처리 ▷연료비 등은 맞벌이 가구가, 주거비만 놓고 보면 맞벌이 외 가구가 조금 많았다.
맞벌이 외 가구의 실제 주거비가 맞벌이 가구보다 많은 것은 월세 비중이 높기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통계상 실제 주거비는 월세를 기준으로 측정되는데, 집을 소유하거나 전세로 사는 가구의 주거비 지출은 0원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전체 주거비 평균은 낮아질 수 있다.
식료품비, 주거'수도'광열비, 보건비 등의 비중이 커서 맞벌이 외 가구는 다른 곳에 돈을 쓸 여력이 적었다. 맞벌이 외 가구의 지출이 특히 적은 곳은 교육비였다. 지난해 맞벌이 외 가구의 월평균 교육비는 22만9천441원으로, 맞벌이 가구(37만1천730원)의 60%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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