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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만들어 짓는다" 건설 현장 모듈러 주택 보급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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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문제 해결사로 떠올라…'9·7 정책' 수요 증가 기대감
대량 생산에 공사기간 단축 3분의 1 가격으로 공급 가능
LH, 12개 지구 2천가구 준비…삼성·현대 대기업들도 가세

IFA 2025가 열린 독일 베를린
IFA 2025가 열린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 내 단독 전시장인 '시티 큐브 베를린'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다양한 제품과 설루션들을 체험할 수 있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 스마트 모듈러 홈 설루션. 연합뉴스

최근 정부가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내놓으면서 모듈러 주택 보급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부터 모듈러 주택 활성화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내 온 만큼 앞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진다.

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LH는 총 12개 지구, 2천261가구 규모의 모듈러 주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모듈러 공공주택에 대한 설계 시공 가이드라인을 내년 상반기까지 내놓을 예정이다. 이후 하반기부터는 시범사업에 나선다.

특히 모듈러 공공주택 개발사업의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주요 도시공사는 민간 공공 입찰 시 모듈러 주택 기업에 가산점을 지급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5년간 신축 매입임대 14만가구와 공공지원 민간임대 2만1천가구 공급에 모듈러를 우선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모듈러 주택에 대한 성장 가능성이 뚜렷해지면서 건설업계는 물론 전자업계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메세(박람회)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25'가 개최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자사 미래형 주택인 스마트 모듈러홈 솔루션을 공개했다. 이번에 선보인 주택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함께 충남 천안 공장에서 1주일 만에 제작돼 3개월간의 배송을 거쳐 베를린에서 하루 만에 조립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서울에 단독주택을 짓는 공사비가 10이라면 모듈러홈은 3분의 1 가격으로 공급 가능하다"며 "여기에 인공지능(AI)홈 솔루션 등을 넣어 비용이 추가되면 전체적으로 기존의 절반 가격에 공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삼성물산은 현대엘리베이터와 모듈러 승강기 기술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최대 500m 높이의 초고층 건물에 적용 가능한 3세대 모듈러 승강기 기술 개발 추진에 나섰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세종시에 준공한 모듈러 주택. 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세종시에 준공한 모듈러 주택. 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

현대건설 역시 AI·로봇 기반 목조 모듈러 전문기업 '공간제작소'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친환경 목조 모듈러 기술 상용화를 추진한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용인마크밸리 아파트 단지 내 자전거보관소와 키즈스테이션 등 부속시설을 모듈러 기술을 활용해 짓는다. 또 어린이집과 경로당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 2023년 국내 최초로 모듈러 단독 주택 타운형 단지를 준공한 DL이앤씨는 지난 2017년부터 모듈러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DL이앤씨는 현재 40여건의 특허를 보유 중이다.

DL이앤씨가 지은 전남 구례군 산동면 모듈러 단독주택 타운형 단지. DL이앤씨 제공
DL이앤씨가 지은 전남 구례군 산동면 모듈러 단독주택 타운형 단지. DL이앤씨 제공

이처럼 기업들이 모듈러 주택 개발 사업에 뛰어들면서 앞으로 건설 현장에도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모듈러 주택의 경우 집을 현장에서 벽돌 하나하나 쌓는 방식이 아니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방, 주방, 거실 등 모듈 공간을 현장으로 옮겨와 조립해 제작한다. 대량 생산이 용이하고 그만큼 공사 기간도 줄일 수 있다. 날씨 영향을 최소화하는 등 품질 등을 유지할 수 있는 데다,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또한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회 정부에서 각각 논의 중인 모듈러 주택 건폐율·용적률을 일반 주택보다 15% 완화하는 주택법 개정안과 기존 건설법규와 별도로 모듈러 특별법이 제정될 경우 더 많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병홍 대구과학대 금융부동산과 교수(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회장)는 "현재 기술로 당장 주택 공급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보이지만, 빠르게 기술이 발전해 건설 현장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최근 안타깝게 발생한 산업재해와 기후 환경 변화에 따른 공기 연장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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