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9일 유승민엔 '운명의 날' 친박계엔 '결전의 날'

공관위·최고위 어떤 선택 내릴까

4'13 총선 공천을 두고 갈기갈기 찢어진 새누리당이 계파 간 대결로 파탄 일보 직전이다. 공천 주도권을 쥐고 칼자루를 휘두르는 '친박'과 생존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비박'이 총선 후보등록(24, 25일)을 불과 5일 앞둔 19일 오전 현재까지도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상당수 지역의 공천문제를 두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다툼을 벌이고 있다.

◆'시간싸움' 벌이는 친박과 비박

새누리당에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총선주자들은 24일이면 공직후보자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새누리당은 20일까지 공천자를 확정한 뒤 21일 오전 지역구 후보자에 대한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22일 공천자대회를 가질 계획이었다.

그 때문에 새누리당은 유승민 의원에 대한 거취문제를 19일 중으로 결론내야 한다. 그래야만 물리적으로 후보등록일 전에 공천자 확정과 최고위 의결, 공천자대회를 진행할 수 있다.

이처럼 이번 주말은 유승민 의원에겐 '운명의 날'이요, 친박계에겐 '결전의 날'로 기록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18일 저녁에도 최고위원회를 열어 유승민 의원 공천문제를 논의했으나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친박 입장에서 보자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유 의원에 대해 경선기회를 주거나 공천을 확정하기에는 박 대통령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는 사태다. 그러나 이한구 공관위원장이나 친박계는 총선에서의 역풍과 표심을 의식해 자신들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유 의원 스스로가 거취를 밝히라고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공관위나 최고위는 유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문제를 서로 미루는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

또 대구경북의 경선 여론조사 결과도 19일쯤 있을 전망이다. 대구경북 현역의원들이 얼마나 생존할지, 대구의 경우 중'남구, 서구, 북갑 등 '진박' 후보들의 최종 관문 통과 여부, 경북은 현역의원들이 맞붙은 선거구통폐합 지역의 승패 등이 관전 포인트다.

◆유승민, 사즉생 결단 언제?

유승민(대구 동을'3선) 의원의 '결단의 시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유 의원의 정치적 행로는 궁극적으로 스스로 선택해야 할 문제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가부간 공천에 대한 결정을 내리면 유 의원은 그 '공'을 넘겨받아 향후 정치 행로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한다.

현재 구도로 보면 유 의원은 공관위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탈당이 불가피한 '외통수'에 몰렸다는 관측이 높다. 우여곡절 끝에 경선 지역으로 결정될 경우 선거전에 참여해 향후 당내 투쟁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도 교차한다.

정치적으로 가장 무난한 공관위의 선택은 유 의원 지역구를 경선지역으로 정하는 것이다. 11명의 공관위원 사이에서도 이런 의견이 많다고 한다. 이 경우 유 의원은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탈당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유승민 사단'으로 불리는 측근 의원들이 줄줄이 공천에서 탈락, 사실상 팔'다리가 모두 잘린 '산송장'이나 다름없는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공관위가 유 의원을 단수 후보로 추천, 그의 손에 공천장을 쥐여주더라도 탈당을 결행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할 수 있다. 하지만 원칙을 중시하는 유 의원의 스타일에 비춰 경선지역으로 결정될 경우 당당히 경선에 참여하고, 또는 단수추천으로 공천장을 받을 경우 새누리당 간판으로 선거를 치러 총선 후까지 내다보며 당내 비주류로서 정치적 미래를 설계할 가능성도 있다. 이 시나리오는 현재 분위기로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공관위의 가장 유력한 선택은 유 의원의 낙천을 강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으로선 이번 총선에서 일정 부분 타격을 감수해야 한다. 결국 유 의원 스스로 '결단'을 내려주기를 내심 바랄 수밖에 없는 게 공관위의 고민이다. 이 때문에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탈당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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