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변호사 폭증에 올 것이 왔다? 대형 로펌 신입 몸값 조정 검토

변호사 수 증가와 경쟁 격화, 경기 침체로 변호사업계의 불황이 심화하자 대형 로펌에서 신입 변호사의 연봉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로펌의 인재 영입 경쟁이 가열되면서 꾸준히 오르기만 했던 변호사의 '몸값'이 떨어질지 주목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대형 로펌이 신입 변호사의 연봉을 일괄적으로 하향 조정하거나, 개별 연봉협상을 통해 신입 변호사의 연봉 합산총액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펌들의 '연봉 조정' 움직임은 신입 변호사의 급여가 너무 높게 책정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10여 년간 로펌들이 경쟁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인재를 영입하면서 변호사 연봉도 계속 높아졌다.

변호사 수를 기준으로 국내 10대 주요 로펌의 신입 변호사 연봉은 대략 1억∼1억5천만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 변호사가 가장 많이 몰린 서울 서초동의 중소 로펌에서 신입 변호사가 받는 5천만∼6천만원의 2∼3배 수준에 이르는 액수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대형 로펌의 매출은 꾸준히 성장해 왔는데, 갑자기 신입 변호사 연봉을 낮춰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발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도 일부에선 있다. 이에 대해 대형 로펌들은 최근 업계 전반의 성장 정체로 위기감이 높아진 데다 '매출 성장에 가려진 이면'을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참 변호사의 연봉 낮추기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사태와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 때도 하지 않았던 시도라는 점에서 업계에선 '극약 처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나승철 전 서울변호사회 회장은 "대형 로펌이 신입 변호사의 연봉을 낮춘다면 중소 로펌도 뒤따라 할 것이 뻔하다"며 "결국 청년 변호사의 처우가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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