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인재 채용 '희망고문'? 채용기준 명시 않기도

혁신도시 공기관 취업 설명회, 홍보 적극 안나서 '생색내기용'

대구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들의 대구경북권 인재 채용이 저조하다는 지적(본지 3월 19일 자 1면'23일 자 2면 보도)이 제기된 가운데 최근 대구에서 열린 이들 기관의 채용설명회도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계명아트센터에서 대구경북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17곳(중앙119구조본부, 중앙신체검사소, 중앙교육연수원 등 제외)의 합동채용설명회가 열렸다. 하지만 행사에 참가한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지역인재 채용 기준은 한국감정원 1곳을 제외하고 어느 기관도 명시하지 않았다.

더욱이 이날 한참을 대기했다가 상담 부스에서 들은 정보는 부실했다. 김모(23'경북대) 씨는 "지역인재 채용 우대사항을 물으니 서류 전형 2% 가산이라는 것 말고는 없었다. 기대를 하고 찾은 설명회에서 그 정도 정보밖에 들을 수 없으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기관마다 지역인재 우대사항도 다르고 형식적이라 취업준비생들은 혼란스러워했다. 각 기관은 서류, 필기, 면접에서 가산 2~5%를 준다고 밝혔지만 특정 기준 없이 제각각이었다. 유모(24'경북대) 씨는 "가산점 기준이 서류, 필기, 면접, 전체 등에서 각각 달라 혼란스럽다. 지역인재를 뽑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전체 점수에서 가산점을 주든지, 할당을 정해놔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기관들이 채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지 않는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처럼 채용설명회는 1년에 1회 개최할 뿐이다. 대기업이 매 학기 주요 학교를 돌며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공공기관 취업을 2년째 준비 중인 주모(27) 씨는 "인터넷 카페나 공공기관 홈페이지, 알리오(공공기관 포털) 외엔 채용 정보를 알 방법이 없다"며 "지역인재 채용에 적극 나선다는 공기업이 공고 한 장만 써 붙이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구혁신도시 공공기관이 뽑은 신입사원은 모두 315명으로 지역인재는 20%인 63명에 불과했다. 대구 4년제 졸업생이 매년 2만5천 명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전체의 0.25%만 대구 공공기관 취업이 가능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실한 홍보와 정확한 지역인재 채용 기준조차 공개하기 꺼리는 채용설명회는 취업준비생들에게 '희망고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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