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몸 속 '약도 되고 병도 되는' 구리 量 측정 기술 개발

포스텍 연구팀 세계 최초, 신경질환 진단에 청신호

몸속 보유량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병이 될 수도' 있는 구리(Cu)의 양을 정확히 재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제정호 교수, 통합과정 이준호 씨, 융합생명공학부 김경태 교수팀이 살아있는 뉴런 세포와 빛으로 교감하며 구리이온의 양을 정확히 측정해내는 '세포내시경' 기술을 개발, 재료 분야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지를 통해 발표했다. 구리는 뇌신경이나 간, 생식기에 필요한 필수물질이기도 하지만, 양 변화에 따라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루게릭병 등의 퇴행성 신경질환을 불러오기도 해 '두 얼굴'의 물질로 불리고 있다. 따라서 구리이온의 양을 정확히 측정할 수만 있다면 퇴행성 신경질환의 조기 진단은 물론 앞으로 뇌에서 기억이 만들어지는 미스터리도 해결 가능하다는 게 학계의 판단이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구리에 대한 정량적인 분석이 어려웠던 광학기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신경세포(뉴런) 속에 구리 분포의 적정 수준 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기존 측정방식은 정확도가 떨어지는데다 방법에 따라 냉각된 세포에만 사용 가능하거나 독성이 세포에 침투할 수 있어 구리이온의 정량분석이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빛의 형광을 변화시키는 나노선 탐침을 통해 빛으로 살아있는 세포와 미세한 광학 신호를 주고받는 방법으로 뉴런 속 구리이온의 정량분석을 성공해냈다.

제정호 교수는 "연구는 퇴행성 신경질환의 조기진단이나 치료에 응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체정보 모니터링 및 나노 크기의 바이오센서로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구리이온은 뇌에서의 기억 형성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뇌와 관련된 다양한 후속 연구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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