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지자체 금고 잡아라" 농협 몫 뺏으려는 은행들

농협 21곳, 대구銀 3곳 독주…시·군 10곳 올해 계약 경신

경북도청 등 경상북도 내 자치단체 10곳의 금고지기 은행 재계약이 올 초 갱신됐거나 잇따라 갱신 예정이다. 가장 안정적 예금이라 할 수 있는 지자체 금고를 붙들기 위한 금융기관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최근 열린 영주소백산마라톤대회 등 지자체 봄 행사에 수백 명의 은행원들이 대거 몰려드는 등 금고 쟁탈전이 눈에 확연히 드러날 정도다.

경북도 내 금고를 사실상 싹쓸이하고 있는 농협은 수성(守城)을 자신하고 있는 반면, 대구은행을 비롯한 다른 은행들은 농협 독주를 가만히 두고 보지 않겠다는 태세다.

올 초 영양군과 울릉군이 1'2금고 모두 금고지기를 농협으로 두는 재계약을 한 데 이어 경북도와 안동'구미'영주'영천시, 영덕'칠곡'울진 등 8곳이 올해 금고 계약을 갱신한다.

경북도와 각 시군, 은행권 자료를 종합한 결과, 이달 기준으로 경북도와 23개 시군 일반회계 금고지기는 NH농협은행이 21곳으로 가장 많다. 그다음 대구은행이 3곳을 차지하고 있다.

일반회계보다 규모가 훨씬 적은 2금고(특별회계'기금)는 농협이 맡고 있는 12개 지자체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대구은행이 맡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신한은행이 안동에, 국민은행이 의성과 울진의 2금고지기로 들어오는 등 농협'대구은행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도전이 거세지는 중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확보해둔 곳을 잃게 되면 뼈아프다. 그래서 수성전도, 유치전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8년 포항시 금고를 두고 당시 신한은행이 대대적 공세를 펴자 당시 포항 영업 책임자였던 박인규(현 DGB금융지주 회장) 본부장은 포항에 전입신고를 하고, 대구은행 직원들을 각종 봉사에 대거 동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성에 성공했다.

현행 법상 지자체 금고 지정은 모두 경쟁 입찰로 해야 한다.

경북도 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은행이 농협과 대구은행일 경우가 많다"며 "금고 재계약 직전엔 은행들 간에 사회공헌활동 경쟁이 벌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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