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시간. 전 국민의 이목이 대구경북(TK) 총선판으로 향하고 있다. 지역 총선은 공천 내홍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새누리당 현역의원들이 다수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데다 야권후보들도 전에 없던 경쟁력을 갖춰 TK 곳곳에서 대격전이 펼쳐졌다. 여야 '잠룡'의 맞대결, 야권'무소속 후보의 도전, 공천잡음이 빚어낸 무소속 연대 등으로 후보 간 불꽃 대결이 펼쳐지며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됐다. 총선 결과 역시 전국적인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에 따라 TK 정치지형은 물론 정치리더 교체, 1년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번 총선의 5대 관전 포인트를 살펴본다.
◆야권(김부겸'홍의락) 여권 텃밭에 깃발 꽂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의락 무소속 후보가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에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는 전국적인 관심사다. 두 후보의 돌풍이 현실화될 경우 동서로 양분됐던 지역구도의 균열이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김부겸 후보의 승리는 단순히 '지역주의 타파'라는 상징성을 넘어 향후 대권 구도에도 큰 변화를 예고할 전망이다. 정권의 심장 대구에서 그것도 대구의 정치 1번지 수성갑에서 승리할 경우 김 후보는 단번에 대권주자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 내에서도 손학규 등 지지그룹의 복귀가 연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홍의락 후보까지 당선될 경우 대구가 야권의 새로운 '희망봉'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새누리당 공천파동, 무소속 출마 바람 등으로 총선 구도가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상황은 나쁘지 않다는 자체 판단이다. 두 후보는 현재까지 유권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으면서 선전 중이다.
◆유승민 주도 무소속 바람 얼마나 먹힐까
유승민 후보가 주도하는 백색 바람도 이번 총선에서 태풍의 눈이다. 유승민(대구 동을) 후보를 중심으로 류성걸(대구 동갑), 권은희(대구 북갑) 후보 등 유승민계가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또 4선을 노리는 주호영(대구 수성을) 후보 역시 무소속으로 나서 새누리당을 바짝 긴장하게 했다. 또 이들 무소속 후보는 총선 후 새누리당 입당 의사까지 밝히고 있어 이들의 귀환 여부는 선거 후에도 '복당' 여부를 놓고 끊임없는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 입장에서는 류 후보와 권 후보의 생환 여부가 정치적 입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모두 생환할 경우 정치권에서 입지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대구경북에서는 새누리당이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포스트 박근혜'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갈이' 대상이었던 이들의 생환이 오히려 새누리당의 '판갈이'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새누리 TK리더 누가 되나
이번 총선으로 향후 TK리더가 자연스레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최경환 후보의 경우 직접 대결을 펼치진 않지만 지난 19대에 이어 20대 총선에서도 공천과정에서 갈등을 겪으면서 TK맹주 자리를 놓고 사실상 경쟁해 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대구 동갑과 북갑 선거구에서 사실상 두 후보의 대리전이 펼쳐지고 있는 만큼 유권자들이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지역 내 정치적 위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 후보와 유 후보는 공천과정에서 '진박 논란'과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등으로 일정 부분 내상을 입은 상태여서 정치력을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 후보의 경우 새누리당이 이번 선거에서 과반을 넘는 160석 이상을 확보할 경우 TK를 대표하는 주자로서 당권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김문수 후보 역시 더민주의 김부겸 후보를 상대로 어려운 선거를 치르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새누리당의 대권 후보로 거론돼 왔고 어려운 선거를 치르고 생환할 경우 유'최 두 후보를 위협할 수도 있다. 만약 김 후보를 상대로 역전 드라마를 쓰게 되면 대권 도전의 날개를 달게 된다. 이 경우 TK를 넘어 영남권 전체에서 '포스트 박근혜'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박 후보(정종섭'추경호'곽상도)'의 성적표는
새누리당 공천 논란은 TK의 4'13 총선을 관통하는 가장 큰 이슈였다. 살생부 논란'존영 논란'옥새 투쟁 등 선거기간 내내 새누리당을 곤혹스럽게 한 진앙이 바로 공천논란이었다. 이른바 진박 후보들의 생사는 과연 '공천 논란'에 대한 지역 유권자들의 생각이 어떠한지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 더구나 '진박 중의 진박'으로 꼽히는 정종섭 후보의 경우 유승민계로 불리는 류성걸 후보과 동갑에서 진검승부를 벌인 만큼 최경환'유승민의 대리전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진박 후보들의 성적표는 향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과도 상관관계가 있다. 사실상 '박 대통령의 뜻'이 담긴 공천이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조차 외면받을 경우 정치적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선거 막판 새누리당의 반성과 읍소 모드 역시 이들을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말도 나왔다. 실제 친박 실세들이 대거 대구로 내려와 지원유세에 나서는 등 새누리당으로서는 사활을 걸고 총력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들이 모두 당선될 경우 새누리당은 공천파동으로 인한 사실상의 '면죄부'를 받은 셈인 만큼 향후 국정 운영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컷오프된 주호영'김태환 생환하나
4선을 노리는 주호영'김태환 후보의 생환 여부도 관심거리다. 3선의 주 후보가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불거진 싸움은 공관위의 절차상 문제 등이 드러나는 등 공천과정에서부터 계속 논란을 일으켰다. 또 김무성 대표의 옥새 투쟁으로 살아난 만큼 수성을 유권자들의 선택이 초미의 관심사다. 구미을에 출마한 김태환 후보의 생환 여부도 이목을 끌고 있다. 공천잡음이 상대적으로 심했던 대구에 비해 경북에서는 김 후보 출마지역이 가장 격전지로 떠올랐다.
두 후보는 모두 3선의 경륜 있는 국회의원을 뽑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번 공천과정에서 TK 중진들이 대부분 컷오프되면서 TK의 정치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이 생환한다면 복당 여부를 두고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3선의 조직력과 실전경험 등에 비해 초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후보로서는 벅찬 싸움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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