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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100% 유권자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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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추시대 위(衛)나라 때 거백옥(伯玉)이라는 대부(大夫)가 있었다. 그는 겉은 관대하고 속은 청렴, 강직했다. 또, 늘 자신의 판단이나 결정에 잘못이 없는지 철저하게 반성하고, 되돌아봤다고 한다. 많은 사람은 삶에 대한 그의 이런 태도를 칭송했고, 동양의 최고 인격체인 군자(君子)의 반열에 올렸다.

노자 등과 함께 그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손꼽았던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로다, 거백옥은. 나라에 도가 있으면 벼슬하고, 나라에 도가 없으면 물러난다'고 했다. 또 그와 교유한 현인(賢人) 계찰도 그를 군자라 했다.

거백옥과 관련한 가장 유명한 말은 회남자에 전하는 '거백옥년오십이지사십구년비'(伯玉年五十而知四十九年非)이다. 오십에 이르러 49세까지의 일이 그릇되었음을 알았다는 뜻이다. 장자에도 '거백옥행년육십이육십화'(伯玉行年六十而六十化)라는 비슷한 말이 나온다. 거백옥의 행동이나 생각이 60년 동안 60번 바뀌었다는 뜻이다. 이는 시도 때도 없이 신념을 바꾸었다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스스로 반성해 최선의 바른 생각과 판단만을 선택했지만 그릇됨이 없었다는 것을 비유한다.

오늘은 앞으로 4년 동안 국회를 이끌어갈 인사를 뽑는 총선 날이다. 선거 때마다 '최선이 아닌 차선, 최악이 아닌 차악'을 뽑는 행사라고 자조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권은 국민의 가장 강력한 힘이다. 이와 함께 투표권은 유권자를 옥죄는 사슬이기도 하다. 선거 과정에서 당과 후보자가 어떤 '짓'을 하더라도 마지막 선택은 유권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는 선거 공천 때마다 특정 정당이 대구경북 유권자를 우습게 봤다 하더라도 당과 그 당의 후보 책임이 아니라는 말이다. 고집스럽게 그 당을 선택한 결과가 빚은, 100% 유권자 책임이다.

오늘 집에서 나와 투표장까지 가서 기표할 때 거백옥의 마음가짐을 한 번쯤 떠올렸으면 한다. 신중을 거듭해 판단하고 선택했다 할지라도 올바른 선택인지를 한 번 더 되돌아봐 달라는 뜻이다. 그나마 판단에서 잘못을 줄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편견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의 습관적인 타성을 모두 버리는 데서 출발한다.

내가 선택한 사람의 행동과 마음가짐이 올곧은지, 지역과 나라 발전에 충분히 이바지할 만한 사람인지만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은 50년 전에 만들어진 옛 영화 제목이지 4년마다 반복하는 선거판의 구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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