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경, 글로벌관광체육도시로 뜬다] <중>아리랑을 통한 문화융성

"국립아리랑무형문화센터 유치해 '아리랑 도시' 세계화"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에서 외국인 관객들에게 인기를 얻은 문경아리랑 공연.

"'아리랑'은 힘들 때 늘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아리랑은 희망을 전할 때도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면 새 세상이 열릴 것이다. 그래서 우리 민족은 문경새재를 넘어가고 또 넘어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

지난해 12월 13일 고윤환 문경시장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아리랑도시 선포식'에서 밝힌 내용이다.

문경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리랑도시를 선포했다.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아리랑도시 문경이 다소 생소하지만 문경이 거는 아리랑에 대한 애정과 기대가 잘 나타나는 행사다.

문경은 아리랑을 문경 대표 콘텐츠로 만들어가고 있다. 애국심과 시민 자존감을 바탕으로 한 문화 융성이 곧 문경 미래 발전의 큰 축이라는 판단에서다.

◆문경아리랑이 주목받는 이유

지난 2012년 12월 아리랑이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우리가 아리랑 민족임을 세계적으로 당당히 알리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의 음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희망이 된 '사건'이었다.

그러면 정선, 밀양, 진도 등 국내에 전하는 아리랑이 수없이 많은데 굳이 문경이 아리랑도시를 선포한 이유는 뭘까? 문경새재 아리랑에 대한 자부심과 시 전체가 문경의 아리랑을 사랑하고 이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려는 노력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문경시 등에 따르면 문경 아리랑은 1896년 미국인 선교사 헐버트에 의해 최초로 채록된 가장 빠른 기록을 갖고 있다, 문경새재아리랑을 서양 악보로 채보해 한국의 대표 아리랑으로 해외에 소개한 것이다. 이전까지 아리랑은 구전으로 내려오던 민요였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구전 아리랑이 기록 아리랑으로 등장했고, 그 주인공이 바로 문경 아리랑인 것이다.

문경시 엄원식 학예사는 "문경 아리랑이 헐버트에 의해 채록된 이후 각 지역의 이름을 딴 아리랑이 불려지면서 전국에 급속도로 퍼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경의 경우 문경새재 아래에 살았던 송영철 씨에 의해 전승되어 왔고, 1980년대 녹음이 돼 문경새재 아리랑의 원형까지 확보됐다. 이후에는 송옥자 씨가 문경새재 아리랑의 전통을 지켜오고 있고, 1990년대 후반 문경새재아리랑보존회를 만들어 아리랑의 저변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경의 '아리랑 사랑'

문경은 그동안 아리랑의 보급과 세계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문경 사람부터 문경의 아리랑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

실제 문경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문경 아리랑을 배우고 익히는 시간을 갖고 있다. 아리랑 노랫말 짓기, 아리랑 서예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아리랑을 전승하기 위해 전 시민이 한마음 한뜻이 되고 있다.

또 아리랑의 원형인 헐버트의 아리랑 악보로 문경새재 옛길박물관 야외전시장에 비를 세우고, 아리랑세계화포럼도 결성,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아리랑 홍보와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리랑 가사를 모두 수집하고 모아 한글로 쓴 '서예로 담아낸 아리랑 일만 수'는 국내 언론에 크게 소개되기도 했다. 아리랑 1만 수는 책으로 만들어 문경새재박물관에 보관됐다.

2013년 고개의 노래 문경아리랑 음반을 발매한 데 이어 '길 위의 노래 고개의 소리 아리랑 전시회', '문경아리랑과 함께하는 터키 이스탄불 공연', '아리랑 학술대회', '문경아리랑 악보집 발간' 등 문경은 아리랑 보급과 세계화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문경아리랑은 영원하다

문경시는 지난해 아리랑도시 선포식을 통해 '아리랑 세계화'를 발표했다.

우선 마을회관으로 '아리랑'이 찾아갈 예정이다.

마을회관과 경로당 360곳에 문경아리랑을 비롯한 모든 민요 아리랑과 아리랑의 정신을 보급한다. 문경시민부터 우리의 아리랑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소득을 창출하는 '아리랑마을'을 만들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아리랑 콘텐츠 개발, 아리랑 길 조성, 아리랑 민박, 마을회관의 박물관화 등 컨설팅부터 할 예정이다.

다음은 아리랑 비림의 지속적인 조성사업. 문경새재를 중심으로 문경읍 일원에 아리랑 비림거리를 조성하고, 조각가와 함께하는 아리랑 비림 조각축제도 열 방침이다.

북한 및 해외아리랑 가사를 수집한 뒤 한글 서예로 전통한지에 모두 담는 작업을 진행하고, 아리랑 홍보자료를 지속적으로 제작해 배포하는 정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옛길박물관에 이운돼 전시되고 있는 '서예로 담아낸 아리랑 1만 수'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문경은 물론 국립 한글박물관, 국립 민속박물관, 광화문 지하 전시공간 등 전국의 주요 시설을 순회하며 전시해 문경아리랑의 저변화를 계속한다는 것이다. 작가별, 지역별, 가사별로도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누구든지 쉽게 아리랑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문경시는 재단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진행되는 크고 작은 아리랑 사업을 위해 재단을 설립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여론 때문이다.

이러한 문경시의 아리랑도시 선포는 결국 모든 아리랑을 품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데 있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문경은 2012년부터 국립아리랑무형문화센터 건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국립아리랑무형문화센터를 반드시 건립해 아리랑도시 문경의 위상을 계속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