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관학교 특채 '유신 사무관' 역사속으로

지역 내년 1명 끝으로 모두 '전역'

'사관학교' 출신 공무원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내년이면 이들이 지역 공직사회를 모두 떠나는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6년 '사관 특채 사무관' 제도 도입을 지시했다. 사관학교 출신의 대위를 사무관으로 선발하는 제도다. 이들 장교 출신 공직자는 '유신 정권'을 등에 업었다는 의미로 '유신 사무관'으로 불렸다.

유신 사무관은 1977년 첫 선발 이후 1988년 노태우 대통령이 폐지하기까지 12년간 모두 784명이 공직에 진출했다. 이 가운데 경상북도에서 근무한 공직자(현직 및 퇴직 기준)는 모두 10명이다. 내년 7월 김재홍(육사 36기) 전 포항부시장의 퇴직과 함께 경북에서는 '유신 사무관' 시대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다. 그는 현재 영남대 파견(한국균형발전연구소) 중이다. 대구시에도 이재욱 전 의회사무처장이 공로연수 중으로 연내 퇴직, 유신 사무관이 모두 사라진다.

유신 사무관들은 '군사 정권의 산물'이라는 비아냥 속에서도 그 나름의 업적을 남겼다. 특혜 논란 속에서도 리더십과 추진력을 발휘해 고위공무원에 오른 이들도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엄이웅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 엄 전 부지사는 경북도 유신 사무관 1호로, 1970년 공군사관학교(18기)를 졸업하고 1977년 소령으로 예편해 경북도에서 공직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선산군수, 내무국장, 의회사무처장, 포항부시장 등을 두루 거친 후 2002년 7월 공무원으로서는 최고 직급인 1급 정무부지사로 취임해 1년 2개월간 재임했다. 배우 엄지원의 아버지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이병우 전 경북도 자치행정국장, 오양근 전 경북도 공무원교육원장, 남성대 전 경북도 의회사무처장, 정락재 전 경산부시장, 이진한 전 경북도 감사관, 이태현 전 경주부시장, 석현하 전 안동부시장, 윤정길 전 경북도 환경산림국장 등이 있다.

대구시에는 배상민 전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김기호 전 교통국장, 노병정 전 북구 부구청장, 김상준 전 상수도사업본부장, 이재욱 전 의회사무처장 등이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유신 사무관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도가 분명하지만 획일적'폐쇄적인 관료사회에 자극제 역할을 한 것도 맞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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