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 이름에 대한 유래는 여럿 있다.
중국 주도라는 사람이 '주나라를 다시 일으켜 왕이 되겠다'며 스스로 후주천왕이라 칭하고 반란을 일으키다 실패해 주왕산으로 숨어들어 최후를 맞았다는 전설이 있다. 주도의 이름을 따 주왕산이라 불린다는 설인데 연대와 내용이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또 다른 설이 바로 강릉 김씨 시조인 김주원(金周元)이다. 김주원은 김경신(金敬信'신라 제38대 원성왕)과 왕좌를 다투다 결국 그에게 자리를 뺏긴 인물이다. 신라 제37대 선덕왕이 후사 없이 세상을 뜨자 신라 제29대 태종무열왕의 7세손인 김주원이 임금으로 추대됐다.
당시 김주원은 경주에서 북쪽으로 20여 리(약 8㎞) 떨어진 외곽에 있다가 이 소식을 듣고 궁궐로 향하던 중 홍수를 만나 입궐하지 못하자 김경신이 화백회의를 장악하고 왕위에 오르게 됐다.
이에 김주원은 "임금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며, 내가 큰비를 만난 것도 하늘의 뜻"이라고 여긴 뒤 어머니의 고향인 명주(강릉 옛 지명)로 향했다. 명주의 길목에 기암으로 둘러싸인 산으로 들어간 김주원은 '명주군국'이라는 독자적인 국호를 세우고 그에 맞는 통치조직까지 구축한다.
사후에는 '주원왕'이라고 불렸는데 주왕산이 이 이름에서 유래가 됐다고 한다. 지금도 주왕산 곳곳에 성벽을 쌓은 자리와 궁궐터 등이 남겨져 있다. 조선후기 청송부사를 지낸 홍의호의 '주왕산삼암기'에도 이 내용이 기록돼 전설의 설득력을 보태고 있다.
매년 4월 주왕산에 수달래가 필 때면 왕이 되지 못한 비운의 남자, 김주원을 기리는 축제가 열리는 데 그것이 바로 '주왕산 수달래축제'다. 이 마을 사람들은 주왕산의 수달래가 김주원이 죽어가며 흘린 피가 물든 것이라 믿고 있다.
이 때문에 수달래를 따서 주방천에 뿌리며 그의 넋을 기린다. 마을 사람들의 이런 의식은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마을의 안녕과 주왕산을 오르는 등산객의 안전을 비는 소박한 마음이 담겨져 있다.
올해 30주년을 맞는 주왕산 수달래축제는 이달 30일부터 이틀간 주왕산 일원에서 열린다. '수달래와 함께하는 청송의 봄'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수달래축제는 30일 제례를 시작으로 ▷수달래 꽃잎 띄우기 ▷초청가수(엄지연, 권미 등) 및 문화예술공연 ▷제4회 전국 수달래꽃줄엮기 경연대회 ▷수달래와 차의 만남 ▷떡나눔 ▷시낭송과 로드뮤직 ▷다문화 음식 체험 ▷국제슬로시티 홍보 및 체험 ▷자연사랑 친환경 체험 ▷청송로컬푸드 체험 ▷주왕산국립공원 홍보 및 체험 ▷청송국가지질공원 홍보 및 체험 ▷수달래 분재 전시 ▷소원빌기 소원지 쓰기 ▷청송관광지 크로마키 사진 체험 등이 마련됐다.
특히 수달래 꽃줄엮기는 봄에 씨앗을 뿌리고 그해의 풍작을 비는 단체 경연으로 중앙에 꽃이나 솟대로 장식한 기둥을 세우고 다양한 색의 천을 늘어뜨려 서로 엮는 것인데 청송에만 있는 독특한 공동체 문화다. 올해는 방문객의 소원지를 꽃줄에 매달고 꽃줄을 엮으면서 지신(地神)을 일깨우고 모두의 소원을 천신(天神)에게 고하는 의미를 담기도 했다.
이 밖에 부대행사로 청송캠핑축제와 제7회 주왕산 전국스케치대회, 수달래 백일장, 라디엔티어링 등이 함께 열린다.
최수도 청송군 관광마케팅담당은 "주왕산 수달래축제는 단순히 경관을 감상하는 축제가 아니라 주왕산의 유래를 배우고 방문객의 안녕을 빌며 마을 사람들과 어우러져 함께 화합하는 축제"라며 "지금 수달래가 절정인 주왕산에 꼭 들러 축제도 즐기고 눈 호강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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