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 CHECK] 닻을 내린 그 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닻을 내린 그 후/김미선 지음/학이사 펴냄

'이 핑계 저 핑계로 찾아뵙지 못하고/ 세월 넘겨 찾아뵈오니/ 아버지 풀 속에 누워/ 씨를 뿌리고 계시더라/ 뫼풀들과 소곤소곤 얘기하시느라/ 본척만척 하시더라/ 이생의 모든 업 다 풀고/ 풀 되어/ 바람하고도 한 몸이 되어/ 춤추고 계시더라/ 못내 섭섭하여/ 모퉁이 돌아서서 훌쩍거렸지만/ 이제 걱정 안 해도 되겠더라/ 소복소복한 뫼풀 울타리 안겨/ 꽃과 나비도 부르고 계시더라.' -닻을 내린 그 후-

경남 통영 출신 시인 김미선이 두 번째 시집 '닻을 내린 그 후'를 펴냈다. 시인의 머릿속에는 온통 바다와 아버지,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 생각뿐인가 보다. 그녀에게 시 쓰기는 거친 풍랑을 견디며 노 젖던 아버지의 생전 삶과 닮았다. 어둠이 내린 바다에서 물고기가 얼마나 잡혔는지도 모를 그물을 당기는 어부, 태풍을 피해 등대도 없는 밤 귀항길에 오른 어부의 초조, 태풍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며 엎드려 기다릴 수밖에 없는 어부. 시인 김미선의 시에는 그런 막막함이 배어 있다. 식구들을 먼 바다로 보낸 사람들을 보며 육지로 도망쳐 끝내 바다가 되지 못한 자신이 이야기 말이다. 99쪽, 9천원.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충북 청주에서 당원 교육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계엄 해제 표결에 대한 책임을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iM금융그룹은 19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강정훈 iM뱅크 부행장을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강정훈 후보는 1969년생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 지도자가 훈련용 사격 실탄 2만발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실이 밝혀져, 해당 인물은 현재 구속되어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