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을 내린 그 후/김미선 지음/학이사 펴냄
'이 핑계 저 핑계로 찾아뵙지 못하고/ 세월 넘겨 찾아뵈오니/ 아버지 풀 속에 누워/ 씨를 뿌리고 계시더라/ 뫼풀들과 소곤소곤 얘기하시느라/ 본척만척 하시더라/ 이생의 모든 업 다 풀고/ 풀 되어/ 바람하고도 한 몸이 되어/ 춤추고 계시더라/ 못내 섭섭하여/ 모퉁이 돌아서서 훌쩍거렸지만/ 이제 걱정 안 해도 되겠더라/ 소복소복한 뫼풀 울타리 안겨/ 꽃과 나비도 부르고 계시더라.' -닻을 내린 그 후-
경남 통영 출신 시인 김미선이 두 번째 시집 '닻을 내린 그 후'를 펴냈다. 시인의 머릿속에는 온통 바다와 아버지,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 생각뿐인가 보다. 그녀에게 시 쓰기는 거친 풍랑을 견디며 노 젖던 아버지의 생전 삶과 닮았다. 어둠이 내린 바다에서 물고기가 얼마나 잡혔는지도 모를 그물을 당기는 어부, 태풍을 피해 등대도 없는 밤 귀항길에 오른 어부의 초조, 태풍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며 엎드려 기다릴 수밖에 없는 어부. 시인 김미선의 시에는 그런 막막함이 배어 있다. 식구들을 먼 바다로 보낸 사람들을 보며 육지로 도망쳐 끝내 바다가 되지 못한 자신이 이야기 말이다. 99쪽, 9천원.































댓글 많은 뉴스
한동훈, 장동혁 '변화' 언급에 입장? "함께 계엄 극복하고 민주당 폭주와 싸우는 것만이 대한민국·보수 살 길"
국힘 지지층 80% 장동혁 '당대표 유지'…중도는 '사퇴' 50.8%
李대통령 "북한이 남한 노리나?…현실은 北이 남쪽 공격 걱정"
李대통령 "'노동신문' 접근제한, 국민 '빨갱이'될까봐서? 그냥 풀면 돼"
장동혁 "당명 바꿀 수도"…의원 50여명 만나며 '쇄신 드라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