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엔진은 발명자인 독일의 루돌프 디젤(1858~1913)의 이름을 딴 내연기관이다. 디젤은 증기기관을 대체하는, 압축 점화식 내연기관 개발에 몰두해 10여 년간 석탄가루부터 타르, 식물용 연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료를 시험했다. 처음에는 중유(重油)를 썼다가 나중에 경유(輕油)로 바뀌었다. 디젤엔진은 가솔린엔진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고 힘이 좋았다.
디젤이 만든 최초의 디젤엔진은 1903년 키에프 발전소에 납품한 발전기용 엔진이었고, 1923년 독일 벤츠사가 디젤엔진 자동차를 처음 제작했다, 1936년 벤츠사가 최초의 디젤 승용차 260D를 발표하면서 디젤엔진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흥미로운 것은 디젤엔진의 발명자와 개발자가 독일인이었음에도,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은 군용 및 장갑차량에 디젤엔진을 거의 탑재하지 않았다. 독일은 만성적인 석유 부족에 시달렸고, 석탄과 수소첨가물을 섞은 합성석유에 의존했기에 디젤엔진을 쓸 수 없었다. 독일이 1941년 소련을 침공했을 때, 최강의 독일군 기갑부대는 파죽지세로 진격해 산더미 같은 연료와 보급품을 빼앗았다. 그런데 소련군의 군용차량 및 탱크는 디젤엔진이었다. 유종(油種)이 달라 디젤 연료는 그림의 떡이었다. 연료 부족으로 독일군 기갑부대는 가다 서다를 반복했고 결국 패전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
한국에 디젤 승용차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5년이다. 당시 정부는 휘발유 차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친환경 차'라고 홍보하며 경유차 구입을 권유하는 모습이었다. 서민들은 경유가 휘발유보다 싸고 리터당 연비가 30% 정도 좋다는 것을 알고는, 경제적인 경유 승용차에 몰렸다. 그 결과, 전국에는 경유차 850만 대가 돌아다니고 이 가운데 314만 대가 버스'화물차다. 경유차는 고가의 수입 승용차를 타는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개 '돈 없는' 서민층이 즐겨 타는 차종이다.
정부는 경유차의 질소산화물이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며 경유가격을 올릴 모양이다. 경유차는 얼마 전만 해도 '클린디젤'이라며 친환경 차량 대접을 받다가, 졸지에 환경 파괴 차량으로 전락한 셈이다. 정부가 미세먼지 감축에 중국과의 공동 대응, 산업시설 오염물질 배출 차단 같은 근본적인 대책은 강구하지 않고, 경유값을 올리는 손쉬운 방법으로 생색을 내려고 한다. 담뱃값, 집값 같은 비슷한 맥락의 정책이 계속 나오는 것은 서민의 고달픔을 모르는, 현 정권의 속성 때문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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