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가 54㎝에 이르는 18세기 후반 조선시대 백자대호(白瓷大壺)가 일본에서 발견됐다.
중국미술연구소(대표 전윤수)는 일본 도쿄의 한 미술품 수집가가 높이 54㎝, 너비 46.5㎝인 조선시대 백자대호를 소장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수집가는 50여 년 전 일본 경매에서 도자기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백자대호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용인대학교에 있는 국보 제262호 백자대호로 높이가 49㎝이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관리하는 국보 제309호 백자대호는 높이가 44㎝이다.
이른바 '달항아리'로도 불리는 백자대호는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까지 경기도 광주 분원관요에서 생산됐다. 위쪽과 아래쪽 몸체를 따로 만든 뒤 중앙 부분을 접합하기 때문에 좌우가 비대칭이고, 유백색을 띠는 청아한 색조가 특징이다.
높이 40㎝를 넘는 백자대호는 주로 왕실 행사에 사용됐으며, 국내외에 20여 점만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1월 홍콩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는 높이 42㎝인 백자대호가 1천200만 홍콩달러(약 18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 백자대호를 직접 본 최건 전 경기도자박물관장은 "달항아리가 제작된 약 100년의 기간을 세 시기로 나눌 때 고궁박물관에 있는 국보 제310호는 전기, 리움 소장품은 중기, 용인대 소장품은 후기를 각각 대표한다"고 설명했다.
최 전 관장은 "입술의 구조와 몸통의 선, 굽의 형태와 깎음새 등으로 볼 때 용인대 소장품을 잇는 18세기 후반 작품으로 추정된다"며 "크기는 백자대호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높이가 54㎝라는 사실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확인된 백자대호는 전반적으로 균열이 거의 없고, 몸통 부분에 유약이 흐른 흔적이 있으며 엷은 회청색을 띠고 있다.
최 전 관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백자 항아리에 대한 열정이 의외로 높다"며 "백자대호는 관람 환경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지금까지 나온 백자대호 중 규모가 매우 큰 편으로 18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백자대호라고 할 만하다"며 "원만하게 둥글고 보존 상태가 양호한 수작"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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