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앞산이 '개발' 바람을 타면서 정작 지역 주민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앞산자락길 초입은 앞산케이블카 이용객을 위한 주차장을 만든다며 아스팔트를 깔았고, 고산골 구민체육광장 개축 사업은 주변 차량흐름을 고려하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등산객 배려 없는 앞산 등산길
주말마다 대구 남구 앞산자락길을 찾았던 이모(57'대명2동) 씨는 요즘 자락길을 찾기가 꺼려진다. 지난해 말 자락길 초입 공터가 주차장으로 바뀌면서 빼곡히 주차된 차량을 피해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락길 입구까지 주차 공간으로 채워 등산객들은 폭 1, 2m의 차량들 틈으로 드나들어야 한다. 이 씨는 "입구 쪽 주차 선을 하나만 지워 등산로라도 틔워달라고 구청에 민원을 넣었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다"고 했다.
앞산케이블카 운영 업체는 지난해 10월 케이블카 하부 승강장 근처에 주차장(주차면 수 15대)을 조성했다. 이 땅은 원래 흙으로 덮여 있는 등산로이자 소방도로였다. 하지만 현재는 케이블카 업체가 대구시에 점용료를 내고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모(73) 씨는 "심지어 밤에는 주차장 입구를 막아버린다. 혹시라도 자락길에 산불이나 조난 등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소방'구조 차량은 어떻게 들어오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앞산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장애인 등 교통 약자를 위한 공간이지만 등산객이나 주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업체와 협의해 통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구민체육광장 근처는 교통난에 신음
남구청은 지난해 11월부터 앞산 고산골 인근 구민체육광장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다. 기존 체육광장을 확장하고 시설을 정비해 2017년 하반기에는 광장 내에 국민체육센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문제는 체육광장 출입구 중 하나가 효명네거리와 이어지는 이면도로(고산2길)와 맞닿아있다는 점이다. 폭 7, 8m밖에 되지 않는 도로는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차량 교행을 위한 2개 차로가 확보돼 있을 뿐 보행자를 위한 인도는 없다. 이 길은 고산골의 주진입로라 주말이면 차량이 몰려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고 있다. 주민 김모(33) 씨는 "지금도 아이를 걸어서 등교시키는 게 두려울 지경인데 체육광장이 완공되면 교통체증과 보행자 위험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구청 관계자는 "광장 서편 공용주차장 쪽으로 주 출입구를 새로 만들어 차량 출입을 유도할 계획이며 연말쯤 교통영향평가를 한 차례 진행해 교통 대책을 세우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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