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과일의 눈물…지구 온난화로 재배 면적 급감

사과, 전국 1위 내어줄 위기…경산 포도, 청도 복숭아 뽑고 블루베리 아열대 작목 심어

경상북도 과일 재배 지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한반도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사과 등 기존 경북 지역의 주요 과수 재배 면적은 급감하는 반면 아열대 과일 생산은 급증하고 있다.

9일 (사)경북세계농업포럼이 주관한 '기후변화에 대응한 경북 대체 과수 육성방안 심포지엄'에 따르면 2050년 기준 우리나라 기온은 현재보다 3.2℃ 상승하고, 강수량은 16% 증가한다. 대부분 지역에 아열대 기후가 나타나면서 여름은 19일 길어져 5개월 이상 지속되고, 겨울은 27일 짧아진다.

이 같은 기후 변화로 우리나라 주요 과수 재배 지역은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한라봉은 제주에서 충주, 강황은 진도에서 파주, 멜론은 곡성에서 양구, 녹차는 보성에서 고성까지 올라왔다. 대구경북 지역 과수의 경우 대구 사과는 포천, 경산 포도는 영월, 청도 복숭아는 춘천까지 재배 지역이 넓어졌다.

문제는 급속한 아열대 기후화로 경북 지역 주요 과수 면적이 점점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가장 심각한 과수는 '사과'로 나타났다. 2010년대 기준 33만8천713㏊의 경북 사과 재배 면적(재배적지 기준)은 2050년대에 접어들면 9만6천232㏊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2070년대엔 846㏊, 2090년대엔 87㏊까지 급감한다. 2014년 기준 사과 생산량 점유율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한 경북(62%)은 점차 강원 지역에 1위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아열대 과일 재배 면적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경북 지역 아열대 과일 재배 면적은 블루베리가 300.0㏊로 가장 넓었다. 이어 아로니아 196.6㏊, 체리 79.8㏊, 패션푸르트 27.9㏊ 등의 순이었다. 블루베리 재배 면적은 지난 2008년 45.7㏊와 비교해 7배 가까이 급증했다.

경북도 최웅 농축산유통국장은 "우리나라 과수 시장에서 경북이 차지하는 위치는 절대적이다. 경북 과수가 살아야 우리나라 과수가 산다"며 "전통 과일의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대체 과수 육성에도 경북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도는 개방화 이후 수입 과일 증가와 기후 변화에 따른 재배 지역 북상 등에 대비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FTA 대응 대체 과수 명품화 사업'에 148억원을 투자했으며 올해엔 25억원을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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