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테러범, 총 쏘며 검색대 통과 출국장 난입

터키 이스탄불 공항 자폭 테러

28일(현지시간) 오후 10시께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3건의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36명이 숨지고 1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테러는 피해 규모가 크다는 것과 함께 보안이 엄격한 국제공항에서 자폭테러가 벌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최근 각국 대도시에서 자행된 테러는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카페, 공연장, 나이트클럽 등 누구나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장소에서 벌어졌다. 이런 유형의 테러를 가리키는 '소프트 타깃' 테러라는 새로운 용어가 생겼을 정도다.

3월 벨기에 브뤼셀 공항 테러에 이어 이번 아타튀크르 공항 테러는 보안 수위가 높은 공항을 또 타깃으로 삼았고, 대량 살상으로 이어졌다.

자폭장치를 장착한 테러범이 3명이나 별다른 제지 없이 공항에 진입해 폭탄을 저마다 터트릴 수 있었다는 것은 아타튀르크 공항의 보안에 큰 허점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평소 수니파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나 쿠르드 분리주의 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의 테러가 잦은 터키에서 공항의 경계와 대응이 그토록 허술했을지는 수사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이스탄불 공항의 허점을 잘 아는 테러범'조직의 소행이라면 평소 터키 내에 많은 테러리스트 또는 예비 테러리스트들이 들어와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시리아와 국경 910㎞를 맞대고 있는 터키에는 시리아 난민 300만 명 이상이 머무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내전을 피하느라 터키 남부의 국경을 넘은 선량한 민간인이지만 일부 IS대원들이 섞여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은 아직 없지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가 자칭 '건국 2주년'(6월 29일)을 앞두고 저지른 테러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테러범 3명이 택시로 공항에 와 총격을 벌인 뒤 자폭했다며 초기 조사 결과 IS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터키 정부 관계자는 국제선 터미널 입구에서 테러범 2명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저지하려고 경찰이 총을 쐈고 이후 이들이 폭발물을 터뜨렸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CNN-튀르크는 터미널 건물 안에서 2건, 주차장에서 1건의 자폭테러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사건 직후 성명을 내고 "무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테러를 벌였다"고 비난하며 테러와의 싸움에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했다.

현지시간 29일 오전 4시까지 한국인 부상자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인천발 이스탄불행 항공기가 없는 날이었다.

현장 영상과 사진을 보면 강력한 폭발력을 보여주듯 천장 패널 수십 장이 바닥에 떨어져 있고 파편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희생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고 "테러 위협에 맞서 싸우는 터키 정부를 강력히 지지한다"며 "테러와 폭력적 극단주의와 싸우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테러를 규탄하며 "중동과 유럽의 우방과 협력을 강화해 조국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오하이오대 유세에서 IS의 참수나 화형 등 수법을 거론하며 "불에는 불로 맞서야 한다"며 테러 용의자에 대한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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