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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주의 시와함께] 지저귀던 저 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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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휘(1963~ )

가끔씩 내 귓속으로 돌아와

둥지를 트는 새 한 마리가 있다

귀를 빌려준 적이 없는데

제 것인 양 깃들어 울고 간다

열흘쯤을 살다가 떠난 자리에는

울음의 재들이 수북하기도 해

사나운 후회들 가져가라고 나는

먼 숲에 귀를 대고

한나절 재를 뿌리기도 한다

시인은 말한다. 귓속의 '새가 떠나고 나서야 더 잘 들리고' 귓속의 '새가 멀리 떠나고 나서야 나도 소리내어 울고 싶어진다고'고. 둥지를 틀 곳이 없어 사람의 귓속으로 들어와 둥지를 갖는 새의 마음은 무엇일까? 처마 아래도 아니고 낡은 주택의 벽돌 틈 사이도 아니고 풀숲이나 바위틈도 아니고 새는 왜 하필 시인의 귓속에 둥지를 틀 생각을 했나?

시인은 평생 곁방이 없이 지낼 테지만 기꺼이 새에게 귓속의 방 한 칸 내 주는 자이다. 시인의 귓속을 자기 둥지라고 편히 여기는 새의 마음도 궁합이 맞아야 가능하다. 귓속은 새의 둥지 하나 들어앉기에 아늑한가? 새 한 마리 귓속에 가지를 물어다 나르고 있다는데 무엇이 마음을 이토록 긍휼하게 하는가? 시인은 새가 물어다 나른 가지들, 그것이 울음이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그러나 새가 떠난 자리 귓속의 빈 방 한 칸이 휑하니 커 보인다. 세상의 소식 따라 타인의 귓속을 들여다보느라 우리는 열심히 살고 있는데, 시는 이처럼 귓속에 몰래 들어온 새 한 마리 들여다보는데에도 마음을 다 써야 한다고 말한다. 당신의 귓속에 살고 있는 새 한 마리는 안녕하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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