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들의 전공의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수술을 보조해 줄 전공의가 부족해 수술실에서 위급 상황 발생 시 대처가 쉽지 않아 곤란을 겪기 일쑤다. 경험이 부족한 레지던트 1년 차가 중증 환자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주말에는 전공의조차 없는 날도 적지 않다. 그렇다 보니 주말에는 아프지 말아야 한다거나, 수술실 근처에도 가지 말아야 한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돌 정도다.
특히 외과와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은 만성적인 전공의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외과 수술만 하더라도 수술 집도의와 전공의 또는 전임의, 간호사, 마취과 전문의 등 4명이 한 조를 이뤄 수술을 하지만 전공의 없이 수술을 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고 있다. 전공의가 없으면 수술 도중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처하기가 힘들어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전공의 대신 전임의나 인턴을 투입하는 등의 고육책을 쓰지만 전공의 부족 사태가 지속되면서 전임의 수도 부족해지는 도미노 현상마저 일고 있다.
지역 사정이 이럼에도 대구의 의과대나 의학전문대학원 졸업생들이 서울로 몰리는 현상은 여전하다. 올해 수도권 병원의 전공의 충원율은 96.7%에 달했지만 비수도권의 충원율은 91.7%에 불과했다. 수도권 병원은 필요 전공의를 거의 채운 반면 비수도권 병원은 10명의 전공의가 필요하다면 9명밖에는 충원하지 못한 것이다.
대구 의료계는 전공의 부족 사태 해결을 국가적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낮은 의료 수가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을 보면 위암 수술로 위를 모두 절제하는 전절제수술은 의료 수가가 122만원, 부분절제수술은 115만원이다.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임플란트 의료 수가 123만원보다 낮다는 주장이다. 의료 수가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전공의들의 서울 선호 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다.
전공의들이 근무 여건이나 급여 등이 지역 병원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서울 병원을 선호하는 것을 탓할 수도 없다. 지역 병원들이 서울 병원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근무 여건이나 급여 조건 등을 갖추고 있는지, 갖추려는 노력은 하고 있는지 먼저 살필 일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전공의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국가가 해결하라고 하기보다는 지역 병원들이 지역 출신 전공의들을 붙들어두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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