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직원이 산 100억대 땅, 예천농협 '이상한' 매입

도청 신도시 4필지 4천496㎡, 주변 땅보다 비싸게 낙찰받아

예천농협이 이 농협 여직원이 투자 목적으로 입찰받아 계약해 둔 100억원대 땅을 매입하기로 해 뒷말을 낳고 있다.

'여직원 혼자 투자하기에는 너무 덩치가 크다'는 말에서부터 '부근 땅 시세보다 비싸게 입찰받은 여직원 땅을 매입한 것은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는 등 여러 의혹을 조합원들이 쏟아내고 있다.

예천농협은 지난 5월 임시 이사회를 열어 도청 신도시 내에 하나로마트를 짓기로 하고, 이 농협 여직원 A씨가 부동산 투자 목적으로 입찰받아 놓은 신도시 내 특화상업시설 3천471㎡(1천50평)를 전매 받은 뒤 부지로 활용하기로 했다.

여직원 A씨는 대부 등 농협 내 주요 금융업무를 담당하면서 지난 4월 도청신도시 특화상업시설 4필지 총 4천496㎡(1천362평)를 낙찰받았다. A씨는 당시 3필지는 최고 낙찰가인 평당 900만원(낙찰율 230%) 수준에, 나머지 1필지는 평당 760여만원(낙찰률 192%)에 낙찰받았다. 3.3㎡당 650만원에 낙찰된 인근 부지에 비해 상당히 높은 액수다.

A씨는 상대적으로 비싼 낙찰률과 금액에도 불구하고 4필지 모두를 계약, 4억5천만원을 입찰 보증금으로 냈다.

문제는 여직원 A씨의 땅 가운데 비싸게 낙찰받은 3필지를 농협이 당시 입찰가격인 95억여원에 매입하기로 하면서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 이 땅이 인근 부지에 비해 30% 이상 높은 가격인데다가 '100억대 부동산 입찰'에 A씨 외에도 몇몇 농협 고위직들이 참여했다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한 조합원은 "도청신도시 내 하나로마트 부지를 너무 비싼 가격에 구입했다. 농협 직원들이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비싸게 사놓은 땅이 팔리지 않아 감당하지 못하자 농협에 떠넘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부동산 투자 목적으로 나 혼자 도청신도시 상가부지 4필지에 입찰했는데 운 좋게 모두 낙찰됐다"며 "농협에서 매입 의사를 밝혔을 때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으면 안 판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는데 농협이 땅을 요구해 어쩔 수 없이 팔았다"고 해명했다.

이달호 예천농협 조합장은 "당초 안동농협과 공동 투자해 도청신도시 내 하나로마트를 건립할 계획이었지만, 안동농협이 갑자기 사업을 포기하면서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중 농협 직원이 부동산 투자 목적으로 사들인 땅을 입찰가격 그대로 다시 매입한 것"이라며 "이사들이 현장을 가보고 예천농협의 미래를 위해 결정한 만큼 전혀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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