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국 연쇄 폭탄테러…"탁신이 배후" "군부 자작극"

푸껫과 후아힌 등 태국 유명 관광지 등을 노린 연쇄 폭탄테러가 일어난 지 사흘이 지난 현재까지 배후와 동기가 밝혀지지 않으면서 각종 음모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음모론은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돼 해외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배후설과 반군부 세력을 일소할 명분을 찾던 군부가 자작극을 벌였다는 주장이다.

14일(현지시간) 태국 일간 더 네이션 등에 따르면 탁신 전 총리 측은 11, 12일 남부 7개 주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의 배후로 탁신 전 총리를 거론한 내용이 소셜미디어에서 나도는 것과 관련, 사건 관련성을 부인하는 한편, 변호사를 선임해 음모론 유포자에 대한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탁신 전 총리의 대변인인 노파돈 파타마 전 태국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탁신 전 총리가 이번 사건의 배후라는 메시지가 퍼지고 있다. 이는 중상이자 명예훼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런 반응은 반군부 세력이 주도한 정치적 목적의 도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인 태국 정부 당국이 친탁신 진영 정치지도자들을 잇달아 체포하거나 소환해 심문하는 가운데 나왔다.

13일 오전 태국 군경은 첫 폭발이 발생한 남부 트랑시(市)에 거주하는 공산 반군 출신 친탁신 계열 정치지도자 프라파스 로자나피탁(67)을 자택에서 연행했으며, 나콘시탐마랏시와 파탈룽주(州)에서도 다수 정치지도자를 소환했다.

이들은 조만간 방콕 군기지로 이송돼 본격적인 심문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정부 당국은 이번 사건을 국제 테러조직과 무관한 '내부 불온세력에 의한 파괴행위'(local sabotage)로 규정하고 있다.

퐁사팟 퐁차른 태국 경찰부청장은 "이번 사건을 배후에서 조종한 이와 이에 사용된 조직이 존재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의 수사가 '반군부'친탁신' 세력을 정조준하자 태국 소셜미디어네트워크와 주요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태국 군부가 반대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자작 테러극을 벌인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태국 최고 군정 기구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의 피야퐁 클린판 대변인은 이런 주장은 음모론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며 "군은 국민을 절대로 해하지 않을 것이다. 목숨을 걸고 보증한다"고 말했다.

한편 피야판 핑무앙 태국 경찰 부대변인은 이날 "이번 행위는 한 개인의 지시에 따라 여러 지역에서 집단적으로 일제히 감행됐다"면서 "우리는 누가 배후인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누가 11, 12일 남부 7개 주에서 발생한 폭발의 배후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미 용의자 2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태국 남서부 프라추압 키리칸주의 유명 관광지인 후아힌에서 폭탄 4발을 잇달아 터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비슷한 시각 나콘시탐마랏주에서 발생한 백화점 방화 사건 역시 동일 선상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고 용의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고 전했다.

태국 당국은 11일 오후부터 12일 오전까지 모두 13차례 사제폭탄 폭발과 5차례의 방화 공격이 있었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는 4명, 부상자는 35명이라고 집계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