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Good Bye' 세리의 눈물…LPGA 하나은행 챔피언십서 1라운드 마치고 은퇴식

"공을 안 친 지 오래돼서 이해해 주세요. 오늘 목표는 100타를 깨는 것입니다."

13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가 1번홀 티박스에 오르자 박세리의 매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 관계자가 농담을 했다.

이 말을 들은 팬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박세리가 골프채를 잡은 것은 지난 7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US여자오픈 이후 석 달 만이다. 이후 박세리는 한국여자골프 대표팀 감독으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다녀오고 은퇴를 준비하며 신변 정리를 하느라 제대로 연습할 겨를이 없었다.

박세리가 1번홀에 서자 스탠드 관중석에서는 "나는 당신의 영원한 팬이에요"라는 응원이 나왔다. 팬들은 '사랑해요 세리'라는 글귀가 적힌 빨간 수건을 흔들었다.

작년 이 대회 우승자 렉시 톰프슨(미국), 펑산산(중국)과 같은 조에 편성된 박세리는 1번홀에서 가장 먼저 티샷을 날리며 경기를 시작했지만, 샷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전반에만 보기 4개를 쏟아냈고, 버디는 한 개도 잡지 못했다. 그러나 팬들은 홀이 끝날 때마다 "박세리 파이팅, 힘내라"를 외쳤고, 박세리도 미소로 팬들의 응원에 화답했다.

박세리는 골프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던 시절 미국에 진출,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워터 해저드에 맨발로 들어가 샷을 날리는 투혼을 보여주며 정상에 올라 당시 외환 위기로 실의에 빠진 한국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줬다. 20년 가까운 LPGA 투어 선수 생활 동안 25승을 거둔 박세리의 뒤를 따라 많은 여자 선수들이 미국에 진출, 세계 최강 한국 골프의 디딤돌을 놓았다. 연합뉴스

사진=박세리가 13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 출전, 1라운드 5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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