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오페라와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 대한 타 도시 시민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대구시민들이 부럽다"이다. 서울에서도 접하기 힘든 오페라를 대구시민들은 생활 속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부러움을 느끼는 사람도 많고, 오직 오페라를 관람하기 위해 대구를 방문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김보영 전 한국경제신문 기자는 "대학시절부터 가까운 친구가 대구 출신이다. 그 친구가 어릴 때부터 오페라를 보러 다녔다고 해서 '어떻게 그럴 수 있지?'라며 좀 의아하게 생각했다. 알고 보니 대구에 오페라하우스가 있더라. 그 친구는 요즘도 클래식을 아주 좋아하는데, 아마 어릴 때부터 오페라를 접한 덕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록희 씨와 정주라(국방부 동원기획과) 씨는 1년에 1회씩 받아야 하는 공무원 집합교육을 받기 위한 교육장소로 대구공무원교육원을 신청했다. 집에서 가까운 경기도 과천에 중앙공무원교육원이 있지만 대구를 희망했던 것은 오직 '오페라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대구에서 교육받고 온 전임자들이 대구에서 교육받으면 오페라를 볼 수 있어서 좋다는 말을 자주 했어요. 교육도 받고 오페라도 볼 수 있다니 얼마나 좋아요. 사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도 가끔 오페라 공연을 하지만 좀처럼 관람할 기회가 드물고 입장료도 무척 비싸요."
서울에서 10년 정도 근무하다가 1년쯤 전 부산으로 발령받았다는 김현애(국가기록원 부산기록관) 씨는 지난 13일 베토벤이 작곡한 오페라 '피델리오'를 관람했다. 그녀 역시 공무원 집합교육차 대구를 방문했다.
그녀는 "오페라 '피델리오'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작품이다. 대구에 와서 처음 관람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덕분에 보기 드문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내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기간에는 공무원 교육 일정과 상관없이 대구를 꼭 방문해 오페라 한두 작품을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최영아(울산시 보건환경연구원 연구사) 씨 역시 대구 공무원교육원 교육과정을 희망한 이유가 '오페라' 때문이라고 했다. 대구 오페라가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 알 만한 사람은 다 '대구를 오페라의 도시'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번 대구 공무원교육원 교육과정에는 전체 90명이 수강신청을 했으며 이들 중 20명 정도가 타 도시 공무원들이다. 이들이 대구에서 교육받기를 희망한 이유는 주로 '오페라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진규영 전 영남대 교수(통영국제음악제 부이사장)는 "대학에서 퇴임한 뒤 서울에서 살고 있는데, 서울 음악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어떻게 대구에서 오페라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느냐는 것이다"며 "오페라가 있는 도시라는 이미지 덕분에 대구의 도시 품격이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 대한 대구시민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한무경 회장은 전국여성경제인 800명이 참가해 오는 28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개최하는 '2016 전국 여성 CEO 경영연수'를 앞두고 '무엇으로 전국여성경제인들에게 대구를 자랑할까' 고민했다.
결론은 '대구 오페라. 대구오페라축제'였다. 서울'경기든 부산'광주든 타 도시에서는 접할 기회가 적은 오페라로 대구를 자랑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이를 위해 총회 당일인 28일 대구 대표 성악가들을 초청해 30분가량 오페라 공연을 펼치기로 했다. 한 회장은 문화와 예술에 나름 조예가 있다는 전국여성경제인들이 깜짝 놀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흔히 비싸다고 알려져 있지만 저렴한 값에 오페라를 즐기는 사람도 많다. 박경희(아동학 강사) 씨는 "대학에서 보육교사들을 지도하고 있는데, 교사들 중에는 오페라는 너무 비싸서 부담된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러나 대구오페라하우스에는 2만원짜리, 1만원짜리 좌석도 많이 있다. 거의 영화 한 편 값으로도 고품격 공연작품을 즐길 수 있다"며 "다른 장르와는 확연히 다른 감동을 선사하는 오페라를 즐겨보시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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