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슬람반군에 손 내민 두테르테

반란 혐의 미수아리 대통령과 유혈 충돌 종식 위해 의견 나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슬람반군과의 유혈 충돌을 종식하기 위해 파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4일 일간 마닐라스탠더드투데이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필리핀 남부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반군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의 지도자 누르 미수아리를 대통령궁으로 초청,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MNLF는 분리 독립을 내걸고 2013년 필리핀 남부 삼보앙가에서 정부군과 20일간 교전을 벌여 양측에서 200명 넘게 숨졌다.

이 교전 이후 필리핀 법무부는 미수아리 등 MNLF 지도부 60여 명을 반란 혐의로 수배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 반군세력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겠다며 미수아리를 대통령궁으로 초청하고 미수아리가 이를 수용하면서 수배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법원은 미수아리가 두테르테 대통령을 만나고 평화협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그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을 6개월간 정지시켰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수아리를 '형제'로 부르며 "내 초청에 응해 기쁘다"고 말했고 미수아리는 "대통령을 존경하고 신뢰한다"고 화답했다.

헤수스 두레자 대통령 안보고문은 "두 사람이 오래전에 잃어버린 형제와 만난 것처럼 서로 끌어안았다"고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슬람 반군세력이 활동하는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서 이슬람자치정부 설립 등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데 2, 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필리핀 정부는 공산 반군과 4년여 만인 지난 8월 평화협상을 재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년 내 공산 반군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기대하며 2004년 체포한 필리핀 공산당의 베니토 티암손 총재와 윌마 티암손 사무총장 등 반군 20여 명을 평화협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석방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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