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는 재앙', '미국 내 일자리를 좀먹는 조약', '미국인 노동자들의 일자리 킬러(살인자)'.
9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대구경북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재협상 대상에 포함된다고 수차례 주장해왔다. 트럼프의 주장대로 한미 FTA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면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대구경북 수출손실이 연간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벼랑 끝 지역 경제, 연간 1조원 수출 손실 전망
벼랑 끝에 몰린 지역 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한미 FTA가 폐기될 경우 지역 경제에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수출이 내림막세인데다 자동차 부품 등 대미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의 대미 수출은 지난 2010년 12억2천400만달러 수준에서 FTA가 발효된 2012년 28억4천600만달러로 급증한 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표 참조) 대미수출비중도 대구의 경우 18.2%(9월 기준)로 한국 전체의 수출비중13.26%(2015년기준)에 비해 높은 편인데다 수출비중도 꾸준히 증가 중이다. CEO컨설팅 고건영 팀장은 "한미 FTA 발효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대구경북의 경우 연간 1조원가량의 수출감소와 5천억원가량의 수입감소가 예상된다. 더구나 일자리 감소 등 무형의 손실까지 합치면 지역경제에 큰 충격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 부품 관련 산업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전통적인 에너지 선호를 내세운 만큼 미국 산업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에 나설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기준 자동차 부품수출은 대구의 대(對)미국 수출액(1억800만달러) 중 절반(7천181만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다 보호무역주의가 중국'유럽 등으로 '도미노' 처럼 퍼질 경우 지역경제가 받는 충격파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면 중국이나 유럽 역시 관세를 높이는 등 무역의 문을 걸어 잠글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구세관 관계자는 "지난 2012년 한미 FTA가 발효되면서 지역의 대미 수출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특히 자동차와 섬유, 전자제품의 경우 한미 FTA 덕분에 물품취급수수료(MPF) 인하 혜택을 보면서 현지 점유율을 키워왔는데 앞으로는 이 같은 혜택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수출 30조 감소, 일자리 24만 개 줄어
한국경제 전체에도 엄청난 충격이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수출 손실액이 향후 5년간 270억달러(한화 기준 약 3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발표한 '한미 FTA 재협상론과 한국 산업에 대한 경제적 영향분석'에 따르면 한미 FTA 재협상으로 관세 양허가 중단되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총 269억달러의 수출 손실과 24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경연은 분석을 위해 미국의 관세가 자동차 10%, 섬유 20%, 기타 산업 5% 수준으로 복귀한다고 가정한 뒤 관세가 1% 증가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이 약 0.59% 감소한다고 추정했다. 업종별 예상 수출 손실액은 자동차가 133억달러(약 14조8천억원)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계(47억달러) ▷ICT(정보통신기술'30억달러) ▷석유화학(18억달러) ▷철강(12억달러) 등의 순이었다. 일자리 감소 예상 규모도 자동차가 11만9천명으로 가장 많았다. 기계와 법률서비스가 각각 4만8천명과 2만7천명으로 뒤를 이었다. 한경연 관계자는 "전체 산업군이 아닌 주력 수출 업종 및 법률서비스업만 들여다봤기 때문에 향후 손실액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