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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 대형화재] 죽은 자식 보러 현장 들어가는듯 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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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 화재현장 유실물 확인

불길이 휩쓸고 지나간 서문시장 4지구 2층 건물 내부는 온통 검은 재로 가득했다. 8일 4지구 1~3층 피해 상인들이 5명씩 조를 짜 화재 현장을 둘러봤다. 박상구 기자
불길이 휩쓸고 지나간 서문시장 4지구 2층 건물 내부는 온통 검은 재로 가득했다. 8일 4지구 1~3층 피해 상인들이 5명씩 조를 짜 화재 현장을 둘러봤다. 박상구 기자

불길이 휩쓸고 지나간 서문시장 4지구 건물 내부는 온통 검은 재로 가득했다. 다 타버려 앙상히 뼈대만 남은 천장에는 철근이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사람 머리 높이까지 늘어져 있었다. 그마저도 현장을 지나던 기자의 안전모에 닿자 힘없이 땅에 떨어졌고 이렇게 떨어진 철근들이 바닥을 가득 채워 발걸음을 옮기기조차 곤란할 정도였다.

랜턴에만 의지해 잿더미 속을 지나던 도중 가끔 새하얗고 긴 원통 형태의 물체가 보이기도 했다. 이는 둘둘 말려 있던 원단이 고열에 그대로 탄 것으로, 아직 그 형체를 온전히 갖고 있었지만 손으로 툭 건들자 이내 가루가 돼 바스러졌다. 또 현장에는 쓰이지 못한 소화기 몇 개가 내용물이 가득 찬 채 검게 그을려 있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8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4지구 1~3층 피해 상인들은 5명 1조로 나뉘어 화재 현장에 들어가 유실물을 확인했다. 진입에 앞서 상인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부주의 및 건물 붕괴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에 대해 타인 및 타기관에 책임을 전가하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작성했다.

한 상인은 "20년 동안 여기서 장사를 해 왔는데도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을 만큼 참혹하다"며 "혹시나 건질 물건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었데 헛된 희망이었다"고 말했다.

검게 타버린 삶의 터전을 확인하고 돌아온 피해 상인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이날 현장 진입은 1층부터 2시간씩 진행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현장에 온 상인들의 수는 줄어들었다. 현장을 보고 간 상인들로부터 전혀 건질 것이 없다는 얘기가 돌면서 아예 오지 않은 상인들이 늘어난 때문이다.

1층에서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오성호(50) 씨는 "1층의 귀금속 가게의 경우 일부 금고가 발견되기도 했지만 대부분 타버렸고 한복, 이불 등 원단을 주로 판매하는 2층과 3층은 아예 건질 것이 없었다"며 "마치 죽은 자식을 보러 현장에 들어가는 기분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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