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관통하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일본 북부 홋카이도(北海道)까지 연결하는 구상이 일본과 러시아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목받고 있다.
중국을 배제·견제하려는 일본과 극동지역을 물류 거점으로 만들려는 러시아 사이에서 이해관계가 겹치는 부분이 있어 경제성만 입증되면 추진에 현실화할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12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지난 10월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일본 홋카이도까지 연장해달라고 일본 측에 요구했다.
러시아는 19세기 중반부터 사할린 지역을 대륙과 연결하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다.구소련의 스탈린은 1950년 이를 연결할 터널 건설을 지시했지만 3년 후 세상을 떠나며 이 같은 계획은 중단됐다.
이후 2000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권력을 잡은 뒤 이 계획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고 그 연장선에서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홋카이도까지 연결하는 구상이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1년 이에 대해 "시베리아 철도가 화물로 가득 찰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기에는 중국의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과 맞물려 러시아 측이 극동지역을 물류 거점으로 만들려는 의도도 있다.그러나 경제 위기로 러시아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사할린까지 연결하는 계획도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의 기술력과 자금이 투입되면 정체된 사업에 다시 활력이생길 수 있다.
일본으로선 중국을 둘러싸는 무역 루트를 개발한다는 장점이 있다.시베리아 횡단 철도가 홋카이도까지 연결되면 유럽과 연결되는 수송 루트가 배편과 비교해 대폭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본 측이 양국 간 영유권 분쟁이 있는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의 일본 귀속 문제에 목말라 있다는 것도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홋카이도 연장 추진에 긍정적인 요인이다.외교 성과에 목말라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러시아 측에 유인책으로 경제 협력 카드를 내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러시아 측과) 교섭을 한 지 70년 이상 지났지만 같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북방영토 출신자들이 한 명씩 세상을 떠나고 있는 가운데 내 세대에서 (귀속 문제에 대해) 종지부를 찍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만약 경제성만 확보되면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일본까지 연결하는 구상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 내 전문가들은 양 국가 철도의 레일 폭 차이,천문학적인 비용 문제 등을 지적하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일본 일반 철도의 레일 폭은 1.067m(신칸센은 1.435m)이지만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1.520m로 더 넓다.따라서 일본으로 화물 열차가 넘어갈 때 화물 컨테이너를 다른 열차로 옮겨야 하는데,그 과정이 번거로운 데다 옮겼다고 해도 컨테이너가 너무 커서 일본 내에서 터널을 통과할 수 없다.
채산성도 문제다.일본 혼슈(本州)와 홋카이도를 연결하는 세이칸(靑函) 터널의경우 두 섬 간 20㎞를 연결하는데 들어간 비용이 6천900억 엔(약 6조9천800억 원)이었는데,사할린과 홋카이도 북단 왓카나이(稚內) 사이의 거리는 42㎞로 두 배 이상 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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