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와 고속버스, 시외버스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동대구터미널(환승센터)이 12일 문을 열었다. 동대구역 주변에 흩어져 있던 고속터미널과 동부 및 남부정류장 기능이 한곳에 모이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성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매표시스템 이원화와 버스회사 위주의 노선 배정 등으로 이날 동대구터미널을 방문한 시민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또 고속'시외버스와 시내버스를 포함해 택시, 화물차, 승용차 등이 주변 도로와 교차로에서 뒤엉켜 교통 체증을 빚기도 했다.
◆시민 편의 외면한 터미널 운영 시스템
동부터미널 이용객들은 매표부터 불편을 겪어야 했다. 매표 통합 운영이라는 당초 목표와 달리 매표시스템이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로 이원화됐기 때문이다. 3층 매표소 중 절반은 시외버스 측이, 나머지는 고속버스 측이 각각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타는 노선과 버스 종류에 따라 다른 매표소를 찾아야 했고 일부 노인들은 목적지가 다른 매표소에서 10여 분을 기다린 뒤 다시 대기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인터넷 예매도 버스타고(www.bustago.or.kr)와 코버스(www.kobus.co.kr)로 각각 나눠 운영하고 있다.
매표소 위에 설치된 전자안내판의 표시도 시외버스에 한정돼 있었다. 고속버스 안내는 옆 벽면에 붙여놓은 것이 전부였다. 나이가 든 시민들은 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글씨가 작았고 내용도 많고 복잡했다.
터미널 운영사인 코리아와이드 터미널 관계자는 "통합전산시스템을 갖추게 된다면 매표소 어디에서든 모든 노선의 표를 손쉽게 끊을 수 있지만 고속버스 측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이원화된 채 운영하고 있다"며 "전자안내판도 고속버스 측에서 공동투자를 하지 않아 투자를 한 시외버스 표시만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3, 4층 노선 배분의 문제도 지적됐다.
KTX 환승 수요가 많은 시외버스 노선이 4층에 배치되는 바람에 환승 이용객들이 동대구역 광장과 연결된 3층에서 한 층 위로 이동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반면 3층의 고속버스는 대부분 수도권으로 가는 등 KTX와 경쟁하는 노선이 많아서 환승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다.
박차장 내 정비창도 설계상 문제를 드러냈다. 버스 4대를 한 번에 수리할 수 있도록 정비공간을 마련했지만, 정비'수리기계가 들어가기에 버스 사이 간격이 좁아서 3대 이상을 한꺼번에 정비하기가 어렵다고 버스업체들은 지적했다. 또 곳곳에 공사 마무리가 이뤄지지 않아 각종 장비와 폐기물이 보행에 장애가 됐다. 터미널 내는 공사로 인한 먼지로 자욱했고, 입점 업체의 공사 소음으로 시끄러웠다.
◆밀리고 뒤엉킨 주변 도로
터미널 주변 도로도 큰 혼잡을 이뤘다. 환승센터(본관) 주차장은 15일까지 개방하지 않는 탓에 터미널을 이용하려면 박차장 주차장에 차를 대야 한다. 하지만 주차장 입구는 막혀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차선 도색이 다 마무리되지 않아서 차가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터미널 이용 차량이 박차장 서편 진'출입로로 몰려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경북수협네거리에서 우회전해 성동고가차도 옆으로 진입해 들어가는 데 10여 분 이상이 소요됐다. 또 성동고가차도 아래 고속'시외버스가 진'출입하는 곳에선 차들이 뒤엉켰다. 백화점 납품을 위해 진입하는 화물차들이 줄을 이었고, 목적지로 출발하거나 박차장으로 향하는 고속'시외버스들이 더해져 동선이 엉망이 됐다. 하차하려는 택시와 승용차가 몰려서 혼잡은 더 심해졌다.
특히 이날 효목삼거리와 동대구역네거리 사이 동부로는 오전부터 극심한 정체를 보였다.
오전 10시쯤 동대구역네거리→경북수협네거리 방향 동부로에는 좌회전해 터미널로 진입하려는 고속'시외버스가 10여 대나 늘어섰다. 이 정체 행렬은 동대구역네거리를 지나 신천네거리까지 일부 이어지기도 했다.
정체의 여파는 동부로와 맞닿은 주변 도로에도 이어졌다. 효신네거리→경북수협네거리 방향 효신로에는 차들의 정체행렬이 300m 이상 길게 이어졌다. 통행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오후 1시 10분쯤에도 동대구역네거리는 혼잡을 빚었다. 동대구역 광장을 지나 좌회전해 동부로로 진입하려는 차들이 신호가 끝난 뒤에도 교차로 한가운데 남아 차량 흐름을 방해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날 일부 진'출입로의 미개통과 공사'납품 차량의 주'정차 등 일시적인 문제가 있었다"며 "승'하차 자가용과 택시가 한곳에 집중되고 운전자들이 우회도로에 익숙하지 않은 점은 홍보를 통해 개선하고 고속'시외버스가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출발시간을 적절히 분산'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동대구터미널 개통에 이어 13일에는 대구신세계가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리오픈을 진행하고, 15일에는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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