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 구도가 주류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 비박(비박근혜)계의 두 4선(選) 중진의원간 대결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통과를 계기로 극한 대치하고 있는 양대 계파가 당의 헤게모니를 거머쥐기 위해 첨예한 득표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충청권 출신의 주류 4선인 정우택 의원과 수도권 비주류 4선인 나경원 의원은 경선일을 이틀 앞둔 4일 오후 차례로 당 사무처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 두 후보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는 수도권 재선 이현재 의원과 부산 출신 3선 김세연 의원이 각각 나섰다.
정운갑 전 의원의 아들인 정 의원은 옛 자민련 출신으로, 해양수산부 장관·충북도지사·당 최고위원·국회 정무위원장 등을 거치며 정책과 정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고, 차기 대선 출마 의지까지 내비친 바 있다.
당내에서 서울 최다선이자 유일한 여성 4선의원인 나 의원은 당 대변인, 최고위원, 서울시당 위원장,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등을 거쳤으며, 대중적인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 직후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해 고배를 들었다.
당이 최악의 위기를 맞은 가운데 원내사령탑에 도전한 두 의원의 승부는 현재로선 어느 한쪽의 우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팽팽한 접전 양상이라는 게 대체적인 당내 분석이다.
지난 9일 탄핵안 처리 당시 반대표를 던진 의원이 56명, 야당 및 무소속의 이탈표가 없다고 가정했을 경우 찬성표를 던진 의원이 62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주류측이 다소 유리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으나 중도성향 의원들이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에서다.
이 때문에 두 후보는 이날 출마선언에서부터 이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통합·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상대 측에 대한 공세도 서슴지 않았다.
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 당의 화합이 우선이다. 화합과 상생으로 반드시 통합을 이뤄나가겠다"면서 "당내 교감과 당내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당이 엄중한 시기에 어떻게 당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면서 "국민께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친박(친박근혜) 후보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탄핵정국을 통과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주류·비쥬류간의 대리전이라는 점에서 당의 진로에도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차기 원내대표직을 주류측이 차지할 경우 가뜩이나 집단 탈당, 분당 논의가 진행 중인 비주류측에는 원심력을 더욱 키우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유승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선거도 그렇고 그 이후 비대위원장 선출과정까지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비대위원장 선출까지 보고 나면 많은 분이 탈당을 하든 당에 남아있든 결심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경선 결과는 비주류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의 탈당 및 신당 추진 결정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분당 사태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 관계자는 "비주류측이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당 내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비주류 내부의 갈등이 표면화할 수도 있어 당내 상황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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