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의결 이후 서로에게 융단 폭격을 가하던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가 14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휴전 모드에 들어갔다.
양측의 충돌이 격화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이정현 대표는 "내가 죄인"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또 친박계는 탄핵에 앞장섰던 유승민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를 해당 행위자로 규정했지만 이날엔 친박 지도부가 "두 사람의 출당 조치는 절대 없다"며 해빙 무드를 형성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는 시작부터 부드러운 분위기가 감지됐다. 12일 자진 사퇴한 정진석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말로 살고, 말로 죽는 게 정치인이다. 입속에 오물거리는 것 65%만 이야기해도 메시지가 다 전달된다고 (아버님께서) 하셨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선친인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의 충고를 소개했다. 정 전 원내대표의 발언은 최근 '부역자' '부모'형제를 내친 패륜' 등 친박계와 비박계가 서로 말로 상처를 주며 당 내홍이 깊어지자 싸움을 중재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 대표의 발언 강도도 낮아졌다. 이 대표도 모두 발언에서 "제가 죄인이고 주적이다. 저에게 돌팔매를 던져주시고, 비난해 달라"고 했고, 비주류 양 축인 유 의원과 김 전 대표가 미래 대통령이 된 상황을 가정하며 치켜세웠다. 그는 "유승민 대통령, 김무성 대통령이 되면 유승민 사람, 김무성 사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두 사람을 향해 "탯줄 잘 얻어서 좋은 곳에 태어나 4선 이상 했다"고 비판한 것과 대비된다. 조원진 최고위원도 "김무성'유승민 의원에 대한 출당 조치는 절대 없다. 저 스스로도 반대하고,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 지도부의 태도 변화는 13일 친박 인사 8명을 윤리위원으로 선임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비박계는 물론 친박계에서도 "잘못된 결정"이라는 비판이 빗발치는 가운데 강경 모드로 밀어붙이다가는 16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박 후보가 중립 성향 의원들의 표를 얻기 어렵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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