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가 공개된 가운데 '키친 캐비닛' '화이트하우스 버블' 같은 낯선 용어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답변서에서 뇌물 및 공무상 비밀누설 등 자신에게 제기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미국과 전임 대통령의 사례까지 들어가면서 "책임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답변서에서 박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최순실 씨를 '키친 캐비닛'이라고 표현했다. 키친 캐비닛은 대통령의 식사에 초대받을 정도로 가까운 지인이나 친구들을 말하며, 키친 캐비닛(kitchen cabinet)은 '미국 대통령이나 주지사의 사설 고문단 또는 브레인'을 지칭하는 용어다. 대통령에게 여론을 전달하는 통로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최 씨가 연설문을 고친 건 '국민의 눈높이 자문'을 받았다는 취지를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변호인단이 간과한 것이 있다. 키친 캐비닛은 대통령과 사적 이해 혹은 정치적 관계로 얽혀 있지 않아야 하지만 최씨의 경우에는 수많은 이권에 개입하며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겨왔다는 점에서 다르다.
박 대통령 측은 청와대 문건 사전 유출 의혹과 관련해 기존의 담화 내용을 모두 뒤집고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역시 부인했다.
박 대통령 측은 답변서를 통해 "통상 정치인들은 연설문이 국민의 눈높이에 너무 딱딱하게 들리는지, 현실과 맞지 않은 내용이 있는지에 대해 주변의 자문을 받는 경우가 왕왕 있다"며 "연설문 외에는 최 씨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하지 않아 구체적인 유출 경로를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답변서에는 '화이트 하우스 버블 (White House bubble)' 즉. '백악관 버블'이란 용어도 사용됐다. 백악관 버블은 백악관이 겉보기에는 투명해 보이지만 바깥 세상과 단절돼 갇혀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대통령이 고립돼 있기 때문에 대중의 일상생활과 소통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이야기기하면서 역대 대통령들도 같은 방식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했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 탄핵의 논리대로라면 측근 비리가 발생한 역대 정권 대통령은 모두 탄핵 대상"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답변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형 노건평 씨의 사례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사례 등을 열거하면서 "전임 대통령도 다양한 방법으로 인사에 관한 의견 민원 등을 청취했음을 알 수 있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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