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면역력 떨어지는 겨울 운동으로 '월동'하세요

주부 이모(40) 씨는 다섯 살 난 딸이 장염에 걸려 며칠간 진땀을 뺐다. 유치원에 다녀온 딸이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지더니 토하고 설사에 시달린 것. 해열제로 겨우 열은 내렸지만 딸은 음식을 전혀 먹지 못했고 보리차로 간신히 탈수 증세만 막았다. 이 씨는 "1주일 가까이 병원 신세를 진 뒤에야 겨우 증상이 호전됐다"고 푸념했다. 일교차가 심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에는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들도 덩달아 늘어난다.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장염의 원인이 되는 노로'로타바이러스는 기온이 떨어지면 왕성하게 294.32활동한다. 차가운 공기는 심혈관계 건강을 위협하고, 당뇨환자의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한다. 건조한 날씨에 수분을 빼앗긴 피부는 건선이나 지루성 피부염 등 피부질환에 취약해진다.

이른 추위에 독감'장염 기승

만 5세 이하 로타바이러스 주의해야

심한 설사로 탈수 증상까지 이어져

◆독감, 장염 바이러스 극성

올해는 유독 이른 시기에 독감이 유행하고 있다. 이른 추위로 면역력이 떨어진데다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기온이 내려가면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이다. 독감은 38℃ 이상의 고열과 함께 오한과 근육통 등 전신에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심한 경우 폐렴이나 기관지염, 부비강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독감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겨울에는 노로바이러스나 로타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장염도 발병하기 쉽다. 노로바이러스는 연령을 가리지 않지만 로타바이러스는 특히 만 5세 이하 영유아들이 자주 걸린다. 노로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는 감염자와 접촉하거나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며 구토, 발열, 설사 증상 등이 나타난다. 증상은 2~7일가량 지속되다가 차츰 나아진다. 로타바이러스는 심한 설사를 일으켜 탈수 증상에 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인플루엔자나 로타바이러스는 예방접종이 효과적이다. 사람이 많은 장소는 피하고 자주 손을 씻고 양치하는 등 개인위생수칙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노로바이러스는 백신이 없으므로 개인위생에 신경 쓰는 것이 유일한 예방책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높은 온도로 가열하면 사라지므로 아이가 쓰는 물건이나 식기는 끓는 물에 소독하는 것이 좋다.

협심증'심근경색 등 악화

규칙적인 운동으로 혈압 조절해야

혈당 조절 어려운 당뇨병 환자 주의

◆차가운 공기에 혈관 수축…규칙적 운동 도움을

겨울에는 심혈관계 건강도 위협받는다. 날씨가 추워지면 몸은 체온을 높이기 위해 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혈관을 일시적으로 수축한다. 특히 따뜻한 실내에 있다가 갑자기 바깥으로 나오면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 이 과정에서 혈압이 높아지고 심장혈관이 좁아지면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이 악화된다. 또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경색이나 뇌출혈 등 뇌졸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혈관 건강을 지키려면 외출을 할 때 장갑과 모자를 착용하고 면 내복 등 얇은 옷을 여러 벌 껴입는 게 도움이 된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근육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혈액이 온몸 구석구석을 돌게 되는데 이때 체온이 올라가며 혈압이 떨어진다. 운동은 아침보다는 오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운동 전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으로 몸을 가볍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겨울은 다른 계절보다 혈당 조절이 어렵고, 혈관 손상으로 인한 합병증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혈관이 수축하면 다리의 혈액 순환이 악화돼 발바닥 등에 저림이나 통증을 느끼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생길 수 있다.

전재한 칠곡경북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감기는 혈중 인슐린의 기능을 떨어뜨려 혈당 수치를 불안정하게 만들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면 혈당을 자주 재면서 조절해야 한다"며 "에페드린이 함유된 감기약을 복용할 경우 혈당과 혈압이 동반 상승할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건조한 날씨에 피부질환

수분 10% 이하 떨어지면 피부 갈라져

붉은 반점 동반하는 건선 더욱 악화

◆수분 뺏기는 피부…보습제 발라야

겨울철 신진대사가 떨어지면 피부는 땀과 피지 분비가 줄어 메마르고 거칠어진다. 또 모세혈관이 수축하면서 영양공급이 떨어져 피부 건강을 더욱 해칠 수 있다. 수분을 빼앗긴 피부는 건조증이나 건선, 아토피 피부염, 안면홍조 등 기존의 피부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겨울철에 흔하게 나타나는 피부건조증은 피부의 수분이 10% 이하로 떨어지면서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거나 가렵고 심하면 갈라지는 증상을 말한다. 피부건조증은 물을 충분히 마시고 보습제를 바르는 등 생활습관으로도 고칠 수 있다.

하얀 각질이 덮인 붉은 반점과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건선도 겨울철에 심해진다. 건선이 생기면 가려워도 긁지 말고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건선은 연고로도 낫지만 심한 경우 약을 먹거나 레이저치료를 받아야 한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지루성 피부염도 나빠지기 쉽다. 붉은 반점 위에 노란색 인설이 덮이는 지루성 피부염은 피지선이 발달한 얼굴과 두피에 주로 발생한다. 두피에 발생한 지루성 피부염은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두피에 지루성 피부염이 생기면 외출 후에는 전용 샴푸로 머리를 감고 헤어드라이어보다는 자연 건조하는 것이 좋다. 스테로이드 제품을 두피에 발라도 증상이 호전된다. 당분이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피지 분비를 촉진하므로 피하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정현 대구가톨릭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겨울철에는 가습기를 쓰거나 빨래를 널어 습도를 유지해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물을 충분히 마시고 보습제를 발라 피부의 수분 손실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정현 대구가톨릭대병원 피부과 교수

전재한 칠곡경북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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