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엑스코 제3센터 확장, 남은 과제들

대구시는 엑스코 동편(기업관)에 2020년 6월까지 최소 1만㎡ 이상의 전시공간을 신축해 엑스코 총 전시면적을 글로벌 전시회 기준 면적(3만㎡)으로 넓히는 확장안을 최근 발표했다. 서울'경기'부산 등 타지역 전시컨벤션센터의 경쟁적 확장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매우 시기적절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엑스코는 2001년 4월 대구종합무역센터라는 명칭으로 대구종합유통단지 중심부에 개관했다. 대구의 랜드마크로서 개관한 엑스코를 계기로 듣기에도 생소한 컨벤션이란 용어가 지역에 회자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1년 5월 엑스코는 제2센터를 확장 개관했다. 전시'컨벤션 산업 및 문화를 확산시키며, 전시 공간을 2배 규모로 넓혀 현재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대구는 그동안 엑스코 덕분에 국내는 물론 세계무대에 컨벤션 도시로 많이 알려지게 됐다. 엑스코의 존재 의의이자 마이스(MICE: Meeting'Incentives'Convention'Events and Exhibition)산업의 가장 기본적 효과일 것이다. 엑스코에 따르면, 개관 첫해 317건에 불과하던 행사 건수가 2015년 말 3.5배인 1천98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방문객도 210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2014년과 2015년에 2년 연속 1천 건 이상의 행사를 소화했다. 계명대 산학협력단 분석 결과, 지난해 엑스코 개최 전시회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1조1천억원, 고용 창출 효과는 5천80명에 이른다.

신축 엑스코 전시장은 2021년 세계가스총회 개최를 1차 목표로 경량철골조로 지어 시공 기간과 예산을 절감한다. 현재 엑스코 외관에 비추어 품격이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번 확장안을 계기로 대구 마이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대구시는 확장안의 차질없는 추진과 더불어 장기 마스터 플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서울의 잠실 일대 마이스 시설 조성, 고양(킨텍스), 부산(벡스코), 인천, 수원, 울산 등지의 확장 계획(발표) 등 각 지방자치단체의 센터 확장 추이를 보라. 호텔, 교통 편 등 엑스코 주변의 인프라 확충을 포함한 마이스 특별지구 조성 계획을 담은 마스터 플랜 수립을 통해 국가대표 전시컨벤션센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반드시 경량철골조 형태의 제3센터를 뛰어넘을 제4, 제5센터를 신축하는 계획을 담아야 할 것이다. 단계별 센터 확충 모델로 미국(시카고)의 매코믹플레이스(McCormick Place) 사례를 본보기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둘째, 마이스산업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마이스산업은 특성상 지역의 SOC란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스페인의 빌바오 전시장의 경우, 성과 측정은 단순한 경영지표보다 지역에 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로 평가한다. 컨벤션이나 전시회를 개최하면 여행업, 호텔, 인쇄, 전시장치, 홍보 등 각 부문별 전'후방 연관 효과가 지대한 것은 이미 실증적으로 판명되고 있다.

셋째, 엑스코 임직원은 그동안 불미스러웠던 일들과 제3센터 신축 이후 운영 방안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를 해소하는 길을 엑스코 스스로 제시해야 한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전시컨벤션 업계의 속성에 기대지 말고, 타지역 전시컨벤션센터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과 맞춤형 기획력으로 특화 컨벤션을 지속적으로 발굴'유치함과 동시에 실효성 없는 전시회의 가치 치기를 통해 전시회의 대형화, 국제화를 앞당겨야 한다.

엑스코는 올봄부터 적지 않은 시련을 겪었다. 다행히 지난 9월 말 새로운 최고경영자를 모시고 전시공간 확충 계획까지 확정됐으니 제2도약을 위한 발판은 마련된 셈이다. 2001년 개관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기대에 부응하길 바란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