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9시 울진군 후포항. 적게는 10마리에서 많게는 30마리 단위로 묶인 대게가 위판장 바닥에 늘어섰다. 날씨가 좋지 않아 이날 경매에 나선 대게어선은 겨우 1척. 마릿수를 따져도 500여 마리가 전부였다. "더 없어요?"라는 물음이 여기저기 나오고, 미처 대게를 마련하지 못한 경매사는 차가운 날씨에 빈손을 비빌 뿐이었다.
경북 동해안 대표 어종이었던 대게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심지어 내년에는 정부의 총허용어획량(TAC)마저 줄어들어 대게 보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될 전망이다.
포항'영덕'울진 등 경북 동해안 지역수협에 따르면 지난달 대게 어획량은 약 4t 남짓. 어획철(11~4월)의 첫 시작치고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10년 전 풍어기 때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지난 10년간 경북 동해안의 대게 생산량은 2007년 4천129t에서 지난해 1천625t 등으로 무려 61%나 줄었다. 경북은 전국 대게 생산량의 85%를 차지하는 지역.
경북 동해안의 대게 생산 부진은 가격 상승을 불러왔다. 10년 전 1마리(500g 기준)에 3천~5천원하던 것이 최근에는 1만~3만원을 호가한다.
포항 죽도시장 한 대게 상인은 "손바닥보다 조금 큰, 갓 치수를 넘긴 대게도 1만원은 줘야 먹을 수 있다. 대게가 부족하니 홍게 등 다른 상품도 값이 3, 4배는 뛰었을 정도"라고 했다.
대게 어획량 부족은 무분별한 남획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그 때문에 해양수산부는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내년도 대게 TAC를 올해보다 24%나 줄어든 906t으로 설정했다. 대게 TAC가 1천t 밑으로 떨어진 것은 조업활동이 시작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암컷 대게의 유통과 뒷거래를 통한 불법 시장이 성행, 대게 자원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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