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 조사에 차분히 대비해왔으나 막상 '뇌물공여 피의자'로 출석하라는 통보가 날아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은 그룹 내 '2인자'로 알려진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의 조사까지 진행된 터라 남은 사람은 이재용 부회장밖에 없었다. 그러나 특검이 11일 이 부회장에게 소환을 통보하면서 '뇌물공여 피의자'로 지목하자 구속까지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냐며 위기감에 휩싸였다. 또 검찰 조사와 이번 특검의 소환은 큰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삼성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은 그때와 확연히 다르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지적이다.
특검은 두 재단의 출연 배경보다는 최순실 씨 모녀에 대한 삼성의 승마 지원에 초점을 맞춰 고강도 수사를 벌여왔다. 최 씨 모녀에게 약 80억원 상당의 지원을 하는 결정의 정점에 이재용 부회장이 있다고 특검은 의심하고 있다.
삼성은 그러나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과의 면담 직후 승마협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독려했을지언정, 최 씨 모녀와 관련한 금품 전달까지 세세히 챙기거나 보고받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은 최 씨 모녀의 승마 지원과 무관하기 때문에 이 두 건을 연결지어 뇌물 혐의를 씌우려는 특검의 움직임은 '프레임 수사'라는 게 삼성의 일관된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기본적으로 특검 조사를 성실히 받을 것"이라며 "특검 수사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과 승마 지원이 완전히 별개라는 사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출석하면 조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열어놓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삼성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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