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주시 '농식품 한류' 이끈다…道수출정책 시·군 평가 '대상'

286억 달성, 4년새 2배 넘어…작년 바이어 200명 이상 방문

이정백 상주시장이 지난해 말 상주 아자개쌀의 중동지역(두바이) 첫 수출선적 현장을 찾아 미질 향상과 수출 전략에 대한 당부를 하고 있다. 고도현 기자
이정백 상주시장이 지난해 말 상주 아자개쌀의 중동지역(두바이) 첫 수출선적 현장을 찾아 미질 향상과 수출 전략에 대한 당부를 하고 있다. 고도현 기자

상주시는 지난해 말 경상북도가 실시한 '농식품 수출정책 우수 시'군 평가'에서 최고의 상인 대상(포상금 1억원)을 수상하면서 경북농산물 수출의 대표선수로 등극했다.

올해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상주시는 지난해 수출금액 286억원(4천t)의 실적을 올렸다.

2012년 130억원에 불과했던 수출금액이 4년이 지나면서 2배를 훨씬 넘어선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만 제대로 알아주던 상주 농산물이 해외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하면서 수출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농민들 대신 수출 전담하는 상주시

주요 농산물 생산량이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주 지역도 수출길 확대는 어려운 숙제다. 2012년 수출실적은 130억원이었으나 품목은 상주 배만 85%를 차지했다. 다른 농산물은 우수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제대로 진출하지 못했다. 수입 농산물 시장 개방에 따른 피해 대책 마련에 집중한데다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더욱 컸기 때문이다. 특히 값싼 중국 농산물은 공포 그 자체였다. 앞으로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품목을 피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지역 농업인들을 위축시켰다. 수출 중심 농업구조를 위한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지역 농업인들이 외국에 나가 판로를 개척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상주시는 수출문제를 자치단체 차원에서 이끌기로 했다. 2013년 전국 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국제통상 TF팀을 설치했고 지금은 수출 전문요원까지 채용한 유통마케팅과(과장 신중섭)에서 업무를 이어받고 있다. 상주의 수출단지'업체'농가 47곳은 민간수출유통사업단을 발족해 상주시와 공조체제를 구축했다. 맛과 품질 등 전국 최고의 농업 인프라를 자랑하는 상주 농업에 대한 믿음이 크게 작용했다.

◆눈에 띄는 상주 수출품목들

상주는 이제 배뿐만 아니라 곶감'포도'오이'쌀'배추'사과'복숭아 등으로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수출 대상국과 물량도 크게 늘어 올해는 목표했던 300억원 수출이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주 포도는 2015년 9월 국내 포도 중 처음으로 중국 수출길을 열었다. 친환경 상주 포도의 품질과 브랜드파워가 중국의 비관세 장벽까지 뚫은 것이다. 지난해에는 포도의 본고장인 호주와 미국 등 10개국에 50만달러 수출 실적을 거뒀다. 상주 포도는 또 지난 2월 국제농산물 우수관리 인증기관인 유럽유기농검사기관(Control Union Certifications)에서 글로벌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아 유럽 수출길도 열렸다.

상주 아자개쌀은 지난해 미국에 36t(5천여만원)을 수출하는 등 미국과 캐나다로의 쌀 수출 물꼬를 텄다. 또 두바이에 17.5t(2천600여만원)을 수출함으로써 중동지역 첫 쌀 수출에 성공했다. 상주배는 수출이 까다로운 호주에도 매년 추가로 2억원씩 수출하고 있다. 한국에서 호주 배 수출은 상주시와 경남 하동군뿐이다.

상주 대표 특산물이지만 건조식품 특성상 수출이 되지 않았던 곶감도 해외 판로를 넓혀가고 있어 무척 고무적이다.

2015년부터 본격 수출한 곶감은 당시 20t에 3억원 규모였으나 지난해에는 38t에 7억원어치를 미국, 캐나다,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했다.

◆부쩍 늘어난 해외 바이어들

상주시는 우수 농산물의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주요 수출국의 교민 사업가나 대형 유통업체 바이어를 중점적으로 공략했다. 이들을 초청해 상주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집중한 것. 특히 해외바이어 등을 대상으로 재배 과정부터 가공 및 유통 현장을 자세히 소개하고 상주 지역의 천혜의 자연환경을 소개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해 상주 농산물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줬다.

지난해 상주를 찾기 시작한 국내'외 바이어는 모두 200여 명이 넘는다. 그들은 가공식품의 생산 과정과 유통기한, 가격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계약을 하고 있다. 상주시는 공무원들을 투입해 상담과 계약 문제를 앞장서 풀었다. 덕분에 농가와 업체는 비용 부담 없이 해외에 우수 제품을 홍보하고 수출까지 가능하게 됐다.

이정백 상주시장은 "올해는 한진해운 사태, 이상고온으로 인한 과수의 생육부진 등 어려움이 많았으나 해외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친환경화와 포장디자인 다양화에 신경 쓴 것이 주효한 것 같다"며 "무엇보다 전국 최고 농도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있는 상주 농업인 스스로가 친환경 농산물 생산과 수출에 강한 의욕을 보여준 덕분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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