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만 해도 사람이 재산이라는 말이 있었다. 자기 먹을 것은 타고난다는 말도 유행해 한 집에 두 명 이상 자녀는 기본이었다. 그만큼 사람이 곧 재산으로 중히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세월이 50년 이상 흐른 지금,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OECD 국가 중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40만6천300명으로, 2015년(43만8천400명)에 비해 7.3%나 급감했다.
포항도 사정은 별반 다를 바 없다. 지난해 출생아가 4천156명으로 448명이나 줄었다. 덩달아 인구도 줄고 있다. 지난해 1월 말 52만4천271명에서 1년이 지난 올 1월 말 인구는 52만1천693명으로 줄었다. 1년 만에 2천570여 명이 포항을 떠난 것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은 어느 자리에서나 '53만 포항시'라고 강조한다. 당연히 인구 수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대다수 시민은 포항이 53만 도시인 줄 착각하고 있다. 8천300여 명이 더 증가해야 53만 명을 맞출 수 있는데 지금처럼 1년에 2천500명 이상이 포항을 떠나 버린다면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가능할지 의문이다.
사람을 몰려들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자리만 차고 넘친다면 오지 말라고 말려도 오게 돼 있다. 충남 당진시가 좋은 예다. 당진시는 적극적인 기업 및 투자 유치로 지난 2007년 13만6천254명에서 지난해 말 17만499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일자리가 있고 돈이 돌기 때문이다. 반대로 포항은 철강 경기 침체로 오랫동안 저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내 곳곳에는 불 꺼진 주점과 식당들이 즐비하다. 국가산단으로 야심 차게 조성한 블루밸리에는 입주를 신청한 업체가 한 곳도 없다. 몇몇 중소 제조업체 유치로는 어림도 없다. 또 법적 효력도 없는 양해각서(MOU) 체결에 목매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
오히려 시외버스터미널에 호텔 등 복합환승시설을 건설하는 것과 두호동 마트 입점 문제 등 눈앞에 있는 수천억원의 투자를 외면해 버리는 점에 대해 포항시가 깊이 반성해야 한다. 지역상권 침해와 자본의 역외 유출 운운은 군색한 변명일 뿐이다. 이러한 대형 서비스업이 들어서면 수천억원의 투자와 수백 명의 고용이 창출될 수 있기에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오죽하면 지역 주민들이 몰려와 항의시위까지 할까.
덩샤오핑의 말대로 지금은 흑묘백묘를 가릴 만큼 포항이 한가한 때가 아니다. 쥐를 잘 잡는 고양이만이 필요한 때다. 일자리를 늘리고 53만 도시로 거듭나려면 이강덕 시장의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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