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심리분석과 60갑자의 재조명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그레고리력)은 조선 말 갑오경장부터 사용되고 있다. 그 이전에는 이 땅에는 두 가지의 달력이 사용됐다. 날짜를 표시하는 태음력과 농사를 짓고자 24절기를 기준으로 하는 태양력이다. 60갑자는 태음력과 태양력이 함께 표시되는 동양의 달력 구조인데 그 역사는 정확하지 않다. 삼황오제(三皇五帝) 시대부터라고 하는 것을 보면 기원이 정확하지 않지만 5천여 년 전으로 보는 경우도 많다.

현대사회에서는 60갑자의 달력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할머니'할아버지들을 위한 큼직한 글씨의 달력 속에 일진(日辰)이라는 것으로 그 흔적이 남아있다. 현대의 농부들은 과학적 영농법을 사용하므로 더는 60갑자의 달력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60갑자의 달력을 사용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는데 바로 역술인들이다. 그들은 연월일시를 60갑자로 표현된 것을 사주(四柱)라고 하여 인생의 길흉화복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세상의 구조가 복잡해져서 사주에 나타난 길흉화복의 내용만으로 다 설명이 어려워지면서 신뢰가 떨어지고 심지어 미신이라고 폄하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같은 사주의 소유자(1962년 9월 25일 申시 출생)는 전국에 약 100여 명이 있는데 그들이 같은 길흉화복을 겪을까?

필자는 '시대가 달라지면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60갑자를 재조명하는 것으로 온고지신(溫故知新)에 의미를 둔 작은 실천을 하고 있다.

농작물은 봄'여름'가을'겨울에 따라 싹이 트고 성장하며 열매를 맺어 마지막에는 잎사귀가 다 떨어지고 겨울을 지난다. 그런 과정의 이치가 60갑자에 담겨 있으므로 그것을 사람의 심리구조와 연결하면 각 개인에 고유한 성격의 특성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분석을 정확하게 하면 강점을 통해 직업이나 진로를 알 수 있고 보완점을 인식해 아동의 학습지도법과 개별적 심리치유의 방법과 대안을 찾을 수 있다.

현재 심리분석법의 주류는 서양의 MBTI 방식인데 각자 사람이 가진 성격 구조를 몇 가지 유형별로 통합적이고 획일화된 내용으로 설명하는 것이 얼마나 정확할까? 인문학에 대한 깊이는 동양이 서양보다 우위에 있다는 사실은 서양에서도 인정하는 추세가 아닌가?

동양의 많은 정신적 문화적 유산이 서양문물에 가려져서 빛을 잃는 경우가 많다. 옛것이라고 오래된 구식이라고 함부로 버리지 말자. 오천 년 역사와 함께 온 것이라면 반드시 그 이유가 있고 어쩌면 그 속에는 세상을 보는 지혜가 담겨 있을 수 있다.

이런 문구가 떠오른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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