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죽파의 가야금 산조 전 바탕 연주…수성아트피아 '아티스트 인 대구'

이수자 무형문화재 이미경, 연주 시간 한 시간에 달해, 공연장서 감상할 드문 기회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이수자 이미경.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이수자 이미경.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이수자 이미경이 수성아트피아 지역예술진흥 프로그램인 '아티스트 인 대구' 무대에 오른다.

14일(금) 오후 7시 30분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열리는 공연에서 그는 죽파류 가야금산조 전 바탕을 연주한다. 이 곡은 연주 시간이 한 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공연장에서 감상할 기회가 드문 작품이다.

이미경의 스승인 고(故) 죽파 김난초 명인은 19세기 말, 가야금산조를 만든 김창조 명인의 손녀로 어린 시절 할아버지로부터 가야금을 배웠고, 후일 자신만의 가락과 장단을 추가해 한 시간가량의 김죽파류 가야금산조를 완성했다. 남성적인 가락의 가야금산조가 여성인 김죽파에 의해 부드럽고 안정된 음색의 섬세한 산조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미경은 김죽파 명인에게 가야금산조 전 바탕을 전수받은 열 손가락 남짓한 직계 제자 중 한 명이다.

올해로 예순인 이미경은 김죽파 명인에게 직접 배운 산조를 특유의 굵은 선과 뛰어난 강유의 조절로 선보여 관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는 각오다.

가야금산조의 예술성은 왼손의 농현(弄絃)으로 만들어내는 느린 선율의 여운과 빠른 장단으로 진행하면서 나타나는 속도의 박진감을 통해 황홀한 음의 세계를 펼치는 데 있다.

또한 가야금산조의 아름다움은 한 음을 뜯고 나서 그 음을 그냥 두지 않고 음의 그림자 혹은 음색을 환상(幻像)으로 그려내는 데 있다. 이는 현실 음이 아닌 연주가의 상상력으로 펼치는 환상적인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산조의 묘미 중 또 하나는 느리게 시작하여 점점 빠르게 진행하는 황홀한 속도감이다. 느리게 시작한 진양조의 가락이 점차 박진감 있는 빠르기로 대체되며 현실과 꿈을 넘나들면서 환상의 세계를 펼쳐 보이는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죽파류 산조 전 바탕'을 비롯해 17현 가야금 '춘설'(황병기 작곡), 가야금 4중주 '날개'(최영준 작곡) 등을 연주하며, 가야금 연주자 박경소, 이지선, 최희수, 김은비를 비롯해 장구 정화영, 최병길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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