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희구의 시로 읽는 경상도 사투리] 곽 외과 곽예순(郭禮淳) 원장

대구 빠닥서 외과라 카마, 공 외과, 곽 외과로

지일로 친다 특히 곽 외과는 꾸매는 수술 잘

하기로 소문이 났는데, 여게서 꾸매는 수술로

한 분이라도 받은 사람은

-아 글캐, 수술한 데로 얼매나 이뿌게 꾸맸던지,

수술한 데가 다리미 밑바닥매로 맨드리하이 맨살

겉더매, 캐쌓는다

내가 소방서에 사환으로 댕길 때에,

소방서 이봉술(李鳳述) 서장 영감이 곽 원장캉,

청도 풍각이 한 고향이라서 서로 절친한 친군데

영감이 천날만날 해쌓는 소리가 있었다

-흥, 예수(禮淳)이 그늠, 수술할 때에 잘 꾸매는 데는 다 연유가 있제, 아 글케, 우리가 학교 댕길 찍에, 친구늠들이 바지나 윗도리가 찢어졌다 카마, 맨날 꾸매는 담당은 예순이 그늠이었는데 얼매나 바느질 솜씨가 촘촘하고 재발랐던지, 당최 바느질 한 데가, 실밥자국이 하낱도 안 보이던 거로! 숫제, 천의무봉(天衣無縫)이라는 기이, 이런 기지

(시집 『권투선수 정복수』 오성문화 2014 )

*꾸매다: 꿰매다

*다리미 밑바닥매로: 다리미 밑바닥처럼

*맨드리하다: 매끈하다.

*재바리다: 날렵하다

*천의무봉(天衣無縫): 선녀의 옷은(天衣) 바느질한(裁縫) 자국이 없다.

곽예순(郭禮淳) 씨는 대구의 저명한 외과 의사다. 1919년 경북 청도 출신으로 호는 운경(雲耕). 독학으로 의사 시험에 합격한 후, 대구에서 곽 의원을 설립하여 공 외과(孔 外科) 공춘택(孔春澤)과 더불어 대구에서 외과 전문의로 크게 이름을 떨쳤다. 의료봉사사업, 장학사업, 문화사업, 노인복지사업 등에도 많은 업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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