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충남 딸기에 밀려…맥 못 추는 경북 딸기 '싼타'

도내 재배 면적 3.6% 불과, 수확 빠르지만 외관 안 좋아 국내서 인기 없어 수출 위주

경북도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가 개발한 딸기 품종 \
경북도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가 개발한 딸기 품종 \'싼타\' 재배 모습. 경북도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 제공

경상북도가 야심 차게 육성한 신품종 딸기 '싼타'가 충청남도의 딸기인 '설향'에 맥을 못 추고 농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경북 23개 시'군 중 딸기를 재배하는 19개 시'군 전체 딸기 재배면적 444.3㏊ 가운데 싼타 품종은 전체의 3.6%인 16.1㏊에 불과하다. 반면 설향은 경북 전체 딸기 재배면적의 89.3%인 396.9㏊에 달했으며, 죽향'육보'장희 등 기타 품종의 재배면적은 31.3㏊(7.1%)였다.

딸기를 재배하는 경북 19개 시'군 중 싼타를 재배하는 곳은 6개 시'군에 그쳤다. 특히 경북에서 딸기 재배면적이 가장 넓은 고령군(158.5㏊)의 싼타 재배면적은 0.5㏊로 전체의 0.3%에 불과해, 철저히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고령에서 설향의 재배면적은 151㏊로 95.3%에 달한다. 설향은 지난 2005년 충남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딸기이며, 싼타는 경북도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가 2010년 개발했다.

안동에서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A(55) 씨는 내년에 싼타를 재배하지 않을 계획이다. 현재 A씨는 설향과 싼타를 5대 1 비율로 재배하고 있다. A씨는 "국내 유통업자들이 싼타는 유통매장에서 외면받기 때문에 가져가려 하지 않는다"면서 "싼타는 내수보다는 수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한 농업 관계자는 "싼타는 씨가 튀어나오는 등 외관상 보기가 좋지 않아 유통업자들이 싫어한다"면서 "농가에서 선호하는 품종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북도는 대한민국이 2002년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에 가입한 뒤 당시 국내 재배 딸기 대부분을 차지한 일본 품종에 로열티를 지급하게 되자 신품종 육성에 나섰다. 경북도는 싼타 딸기를 개발해 2012년 품종보호출원, 2014년 품종보호등록을 마치고 국내 농가에 보급했다. 일본 종묘업체의 과도한 로열티 요구 문제는 해결됐지만 설향이라는 단일 품종의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단일 품종의 점유율이 높으면 이상 기후나 병충해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고 소비자의 선택권도 제한되기 때문이다.

경북도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 관계자는 "상품 수량과 맛에서 소비자의 호응을 얻자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면서 "재배면적을 확대하기 위해 새로운 육묘기술 개발과 체계적인 보급 시스템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전하준 대구대 원예학과 교수는 "설향은 재배가 쉽고 수량이 많은 장점이 있어 농가들이 선호한다"면서 "싼타는 설향에 비해 수확이 1주일 빠른 등 장점도 있는 만큼 싼타의 특성을 파악해서 재배기술을 개발해 농가에 널리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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