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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시 '적폐' 꺼내 든 문 후보, '통합'은 선거 전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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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가수 전인권 씨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미국 애플사 설립자인 스티브 잡스에 비유하며 칭찬했다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적폐 세력'으로 몰렸다. 전 씨는 18일 공연 홍보를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안철수는 스티브 잡스처럼 완벽증이 있는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은 얘기 안 통할 수는 있지만 나쁜 사람은 될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안 후보에 대한 개인적 평가로 하등 문제 될 것이 없는 발언이지만 전 씨는 문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적폐 세력 전인권의 공연 예매를 취소하겠다"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하나" 등의 문자 폭력에 시달렸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뜻과 반대이거나 조금이라도 방향을 달리하면 그 누구든 '적폐 세력'으로 모는 독선이기 때문이다. 이는 민주주의의 기본적 가치인 상대방에 대한 인정과 공존의 부정일 뿐만 아니라 대통령 탄핵 이후 우리의 시대적 과제가 된 국민 통합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적폐 청산'에 대한 문 후보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다. 문 후보는 대통령 탄핵부터 경선 승리까지 '적폐 청산'을 입에 달고 다녔다. 하지만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이 구호를 거둬들이고 '대통합'을 내세웠다. 10대 공약에도 '적폐 청산'이란 말은 빠졌다. 일각에서 중도층 공략을 위한 '선거 전술'이란 비판도 나왔지만, '통합'으로 '가치 이동'을 했다는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했다. 하지만 18일 제주 유세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을 종북으로 적대시하는 것이 청산해야 할 적폐"라며 다시 '적폐'를 꺼내 들었다. 이쯤 되면 그의 진의가 '통합'인지 '적폐 청산'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적폐 청산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문제는 적폐가 무엇인지 모호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그의 말을 종합하면 적폐는 자신에 반대하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듯하다. 안 후보를 지지한 보수 논객을 적폐 세력이라고 한 발언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는 적폐가 어떤 대상에도 쓸 수 있는 만능 패임을 의미한다. 문 후보가 적폐라고 하면 적폐다. 말을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적폐를 청산하겠다면 그 대상과 범위부터 소상히 밝히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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